백종원 누구? 그 안에 요즘 예능 코드 다 있다[연예산책]

2015-05-17     곽상아 기자
ⓒOSEN

백종원의 가장 큰 매력은 꾸밈없는 순수함에서 시작된다. 얼마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PD나 작가들이 이런저런 간섭을 하고 제약을 많이 거는 방송 프로에 출연할 때는 답답하다. 그냥 제 마음 가는대로 요리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인터넷 방송을 할 때 가장 편안하다"고 했다. 많은 방송인들이 출연 못해서 안달인 지상파TV의 인기 예능프로 출연 섭외들을 거절하는 와중에 나온 이야기다.

실제 백종원은 MBC 인터넷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 온전히 자기만의 방송시간을 갖고 오롯이 자기만의 재주로 시청자를 만나는 중이다. 명망 높은 쉐프들과 달리 이것저것 양념도 팍팍 치고 때로는 신혼주부마냥 요리에 실패하는 장면도 그대로 노출한 게 오히려 신뢰를 샀다. 온갖 거짓과 편집이 판치는 요즘 TV 세상에서 그의 진솔한 쿡방이 시청자 공감을 얻은 것이다.

또 하나, 백종원표 예능의 특징은 소통과 교감이다. 인터넷 방송의 포맷과 내용을 그대로 TV에 옮긴 '마리텔'은 출연자와 시청자가 즉석에서 의견을 나누는 양방향 프로다. 실시간으로 백종원의 요리 강습을 지켜보며 댓글로 이에 호응하는 시청자가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말 그대로 순발력과 꾸미지 않은 솔직함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출연했다가는 본전도 못찾고 쫓겨나기 십상이다.

지난 9일 방송된 3회에서 백종원은 ‘슈가보이’ 별명을 얻었다. 요리에 설탕을 푹푹 퍼넣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 까닭이다. 그가 밀가루와 우유. 버터로 크림소스를 만들 때도 채팅창은 온통 설탕으로 도배됐다. 네티즌들의 놀림에 말이 꼬인 백종원은 “(제가)자꾸 설탕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빵 만드는 데 가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요리사 백종원의 예능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시청자와 온 마음, 온 몸으로 소통하는 그만의 예능 방식이 신선한 자극제로 TV를 깨우고 있다는 사실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