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왔다 하면 줄초상...‘죽음의 수족관' 이유 있었다

2017-03-29     강병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정의당)는 29일 “국내 고래류 사육시설 8곳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고 정부가 이를 수십년간 방치했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과 환경부, 해양수산부, 동물자유연대, 케어,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환경단체로 구성된 민관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대공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등 국내 돌고래 수족관 8곳의 시설과 40마리 돌고래의 건강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북극의 얼음 바다에서 사는 흰고래(벨루가)를 사육하는 거제씨월드는 물 냉각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흰고래는 여름철 수온 20도 이상의 물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돌고래가 계속에서 벽에 부딪히거나 한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뛰어오르는 정형행동도 발견됐다. 정형행동은 동물원 등에 감금된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아 반복적인 행동을 벌이는 것이다. 거제씨월드는 2015년부터 지난 2월까지 2년 동안 6마리가 숨진 곳이다.

이들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야생생물보호법에 따라 해양 멸종위기종 사육시설을 관리하고 조사할 수 있는데도 관련 규정이 명확지 않다는 이유로 수족관 관리를 사실상 방치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수족관의 자료 제출 거부, 사육 및 관리 일지 작성 부실 등으로 정밀하게 진행되지 않아, 앞으로 정기적인 점검과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