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이 520조원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2017-03-29     원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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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겨레>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서 한국신용정보(나이스)로부터 받은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총액은 모두 5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344조원(한국은행 가계신용 기준)에 이르는 국내 가계부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은 전체 대출의 60% 이상인 약 329조원이 개인사업자대출이다.

이번에 확인된 자영업자 대출총액 520조원은 최소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엔 자영업자들이 사업자대출을 받지 않은 채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더할 경우 자영업자의 총대출 규모는 수십조원이 증가할 수 있다. 더구나 자영업자 대출의 증가 속도는 전체 가계부채를 앞지르고 있어 그 규모는 앞으로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가 집계한 자영업자 대출 총량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파악한 것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자료를 직접 받아 나이스가 확인한 자영업자 대출총액은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 대출총액 추정치인 480조원보다 40조원 이상이나 많다.

우리 수치는 금융기관의 업무보고서와도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득 수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영업자 중 연간 3천만원 미만 소득자(상환 여력이 없거나 소득정보가 없는 미산출자도 포함)는 2012년 18.6%였으나 지난해엔 그 비중이 21.8%로 늘어났다. 즉 전체 자영업 차주에서 저소득자의 비중이 커졌다는 뜻이다. 자영업자들은 당장은 신용등급이 높을지 모르나, 경기침체가 이어져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점검회의 뒤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은 여타 대출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서도 직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사장님’(1인 자영업자)은 지난해 디에스아르 비율이 45%(가계금융복지조사 금융부문 마이크로데이터 기준)에 이르는 등 경기변동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는 이자와 원금의 균등 상환 정책(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비은행권에 쏠린 이들 대출의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