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문명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문명이 존재한다 해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팀의 방법에 감지되려면 그 문명 전부가 각각 호모 사피엔스가 쓰는 에너지 총량의 1조 배를 써야 한다. 인류 전체가 조명, 난방, 이동, 전쟁, 여가와 오락 등에 쓰는 에너지의 1조 배란 뜻이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문제가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얘기지만) 슈퍼 문명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개념은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2015-05-16     Seth Shos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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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믿기 힘든 결과다. 우주가 생긴 지 130억 년이 넘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 이만하면 적어도 야심에 찬 외계인 몇 종쯤은 SF 팬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여러 은하계를 아우르는 지배권을 차지할 수 있는 동안의 시간 아닌가.

그것까지는 너무 앞서 나간 결론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법으로 연구했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정말 머리를 잘 썼다. NASA의 광역 적외선 탐사 위성(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의 우주 망원경을 사용해 그 모든 은하계에서 오는 적외선을 측정했다. 적외선은 따뜻한 물체, 즉 열에서 나온다.

열이 있는 곳에는 빛(최소한 적외선이라도)이 있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천문학자들은 보통 수준을 넘는 양의 적외선을 방출하는 은하계가 있나 찾아봤다. 적외선은 '타입 III 문명'이라 불리는 것의 존재를 암시할 수 있다. 타입 III는 사회 형태 중 검은 띠 급으로, 은하계 전체의 에너지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극도로 진보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문명이다. 그런 활동들은 엄청난 양의 폐열을 낳을 것이다. 천문학자들이 찾으려 한 것이 바로 그 폐열이다.

하지만 잠깐, 그게 진짜로 의미하는 게 뭘까?

이 숫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칠 일 없는 크기다. 하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미, 우리가 사는 은하계와 비슷한 은하계에는 거주가 가능한 행성이 천억 개 정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 모든 행성 전부에 발달한 문명이 존재한다 해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팀의 방법에 감지되려면 그 문명 전부가 각각 호모 사피엔스가 쓰는 에너지 총량의 1조 배를 써야 한다. 인류 전체가 조명, 난방, 이동, 전쟁, 여가와 오락 등에 쓰는 에너지의 1조 배란 뜻이다. 이는 각 행성마다 적용된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문제가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얘기지만) 슈퍼 문명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개념은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우리는 발달한 사회는 언제나 식민지를 찾고, 은하계를 최대한 통제하려고 든다는 우주의 법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갤럭틱 페더레이션'이나 '임페리움 오브 맨'에서처럼 말이다. 클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게다가 이런 사실도 있다. 최근 수십 년간, 우리는 마침내 물건을 더 크게 만들기보다 더 작게 만드는 게 좋은 점이 많다는 걸 깨닫고 이용하기 시작했다(개인 전자 장비를 생각해보라).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물건의 크기를 논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래에는 공간이 충분하다."

즉, 고도로 발달하면 에너지를 더 많이 집어삼키는 물건들을 더 가지게 되리라는 가정 역시 인간중심주의적인 착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저 우주에는 우리의 친구가 잔뜩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21세기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묘사된 외계인들과는 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즉 등장한 지 20만 년이 지난 호모 사피엔스 1.0들이 지금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가 은하계를 식민지화할 무렵이 되면 분명 어리석고 촌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오늘 날의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일 것, 우리의 후손이나 다른 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 기고는 허핑턴포스트 10주년을 기념해 각자의 분야에서의 다음 10년이 기대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시리즈 중 일부입니다. 나머지 10주년 기념 영문판 기사들을 이곳(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Super Civilizations: What Do They Really Want?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