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부'가 갖는 3가지 특징

2017-03-10     PyungSeok Koh

공부가 입시만을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편할지도 모른다. 스무 살 안짝까지만 학교에서 적어주는 것을 충실히 암기하면 그것으로 남은 수십 년을 너끈히 버틸 수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그렇지만 설레고도 공포스럽게도, 진짜 공부가 그랬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진짜 공부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것이 공부다'라는 엄청난 제목을 단 책을 통해 저자가 설명하는 '진짜 공부'의 특징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평생 교육'이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1. 문제해결

"어떤 영역의 문제해결과 관련하여 정신의 통제와 주의력을 요하는 훈련을 통해 지식의 저변에 깔린 규칙을 능숙하게 다루고 적용해서 답을 내고 때로는 규칙을 고치거나 새로이 구성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즐기는 매우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활동"(책 '이것이 공부다', 이한 저)이다. 이렇게 보면 진짜 공부를 한다는 말은, 전보다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존 롤스의 [정의론]을 읽겠다고 마음을 먹어요. 그런데 그 책과 관련해서 풀어야 한다고 염두에 두고 있는 문제는 전혀 머릿속에 없고 단지 그 동기가 '...이런 고전은 읽어줘야 한다.'였다고 해봅시다. 아마 한 장(章)도 제대로 읽기 힘들 겁니다...또는 [정의론]이 공무원 시험에 나와서 읽는다고 해봐요. 아마도 오타쿠 같이 읽을 수밖에 없겠죠...무작정 정보를 모으는...그러나 이런 질문은 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나버립니다. 그래서...퀴즈에는 답할 수 있어도 '국가정책을 비판하는 언론사의 보도가 사실과 일부 다를 경우, 그 국가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가?'라는 문제에는 답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런 문제야말로 롤스가 풀고자 했던 문제였는데 말이에요. 이렇게 정보를 접하면 공부를 한 게 아니라 퀴즈풀이에 숙달한 것이고, 정보를 수동적으로 접했을 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조직하고 규칙을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책 '이것이 공부다', 이한 저)

2. 반복숙달

"단순한 반복부터 풍부하고 다채로운 반복에 이르기까지 반복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힘이 된답니다. 뿐만 아니라 반복을 통해서 제대로 이해된 규칙과 지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해요. 그러니까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복훈련을 보다 입체적으로 풍부하고 즐겁게 하는 요령을 찾아야 합니다. 반복훈련의 모습을 잘 이해하면 많은 사람들이 창조성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도 바로잡을 수 있어요...'옛 것에 얽매이지 않는 것'과 '옛 것을 토대로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 어떤 어린이가 "물방울 하나와 다른 물방울 하나가 합쳐지면 큰 물방울이 되니까 일 더하기 일은 일이야"라고 한다고 합시다. "이야, 창조적인데!..."라면서 기뻐할 부모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곤란해요. 이 아이는 '1+1=2'라는 수식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엉뚱하게 적용한 겁니다...창조성은 기존 지식과 규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숙달한 상태에서 다른 측면을 새롭게 보거나 일부 규칙을 의심하고 깨뜨려 다시 구성해보려는 부단한 노력 가운데서 나오는 겁니다."(책 '이것이 공부다', 이한 저)

3. 생각 굴리기

"...물건들이 대부분 공장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지잖아요. 그런데 갑자기...불량품이 생기는 거예요.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 없으니 어떤 규칙을 적용하고 해결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겁니다...그렇다고 무작정...생각을 굴리면 비효율적이죠. 문제를 제대로 설정할 필요가 있어요...관련되는 규칙을 잘 고려하면서 새로운 규칙을 구성하기에 발전적인 형태로 문제를 설정한다는 겁니다...질문의 형태는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추론 장비는 일종의 모델입니다...철학자 제럴드 맥컬럼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라는 논문에서...자유의 '개념'은 모두 동일한 바탕 위에 있다고 설명하죠..."X는 Y로부터 Z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딱 구조화해서 교통 정리를 하면 문제풀이가 한결 쉬워집니다...예전에는...혼란스런 개념 싸움만 했거든요. 그런데...세 요소로 분해하는 추론장비를 동원해 문제를 전환하면? 과연 이것이 Y요소 범위의 올바른 규칙이 맞는지만 집중적으로 검토하면 되는 겁니다."(책 '이것이 공부다', 이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