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치맥'이 유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 3가지

2017-03-10     PyungSeok Koh

이렇게 완벽한 조화가 있을까? 삼합 정도의 조합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치킨과 맥주, 줄여서 '치맥' 말이다. 심지어 드라마에서 유명 배우가 '치맥'을 언급해 중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니, 이미 '치맥'은 우리의 대표 문화로 자리잡은 셈이다. 왜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에서, 다른 메뉴도 아닌 '치맥'이 그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걸까? 책을 통해 그 까닭을 추측해 보았다. 음식은 문화와 사회를 반영한다. '치맥'도 예외는 아니다.

1. 한국인의 입맛과 '한국' 맥주의 조화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맛의 치킨이 있는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치맥’이 탄생하게 되었을까? 서구에서 치킨은 ‘별식’이 아닌 '식사'의 성격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또 느끼함을 맥주로 잡기에 맥주 자체의 다양한 풍미를 강조한 외국 맥주보다 '냉기'와 '탄산'을 강조해 '목 넘김'을 부각하는 한국 맥주가 훨씬 더 적절했다. 결국 '치맥'은 한국인의 입맛과 한국 맥주의 특성이 합쳐져 만들어낸 셈이다.

대한민국 치킨展', 정은정 저)

2. 치킨집 창업 열풍

"중국에서까지 인기를 끌었다는 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말한다.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그런데 정말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이 제격일까? 맞는 말이긴 하다. 눈이나 비가 오면 사실 치킨집의 배달 주문은 평소보다 치솟게 마련이다...밖에 나가기 귀찮을 때 시켜 먹기 가장 좋은 음식이 치킨이기 때문이다...IMF의 필연적인 귀결, 즉 '치킨집 창업 열풍'이었다.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의 이름으로 갑자기 거리로 쏟아져나온 가장들이 선택한 최후의 생계수단이 자영업이었고, 그중에서도 고깃집과 치킨집은 가장 차리기 쉬운 업종이었다..." (책 '대한민국 치킨展', 정은정 저)

3. 월드컵과 프로야구

"한국에서 치킨점이 갑자기 늘어난 때는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서였다. 1만여 개에 이르던 치킨점이 2002년을 기점으로 71퍼센트 증가하면서 갑자기 2만 5000여 개로 늘어나버린 것이다...이때부터 '치맥'이라는 말은 일반명사가 되었다...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국어사전에 자리 잡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제 스포츠와 치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현상으로 매김했다." (책 '대한민국 치킨展', 정은정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