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아직도 가야 할 길 4 | 성별 임금격차 (중)

어느 연도에서든 여성은 35세 이전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남성은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이 여성의 경력단절입니다. 교육과 결혼 전 경력이 역량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역량 투자 부족은 육아 이후 복귀하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체에 걸친 소득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월평균임금 50만원 차가 1년 동안 지속되면 600만 원입니다. 경력 초기를 제외하면 차이는 월 100만 원 이상으로 벌어집니다. 단순 계산해서 월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 격차가 20년 동안 지속되면 약 2억 4,000만 원 차이가 납니다.

2017-03-08     김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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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톺아보기: 성별 임금격차 (중)

* 이번 글은 성별 임금격차를 차별과 차이로 구분하여 측정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분량 조절 실패로 성별 임금격차로 한 편 더 씁니다. 다음 글에서는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를 다룹니다.  

[오늘의 요약]

2. 알려져 있듯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의 차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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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별로 설명하겠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차별 측정법 복습 & 실전 연구방법론 소개

2. 분위별 임금격차: 유리천장 효과?

4. 생애주기 임금격차: 남성, 기혼여성, 미혼여성

부록 2: 분위회귀분석에 관한 아주 간단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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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차별 측정법 복습 & 실전 연구방법론 소개

   앞서 격차가 차이와 차별로 분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 차별이 “다르게 취급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였습니다. (이 용어 해석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잊으신 분들은 지난 글을 다시 읽고 오시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이 때 같고 다름은 관찰된 인적 특성(observed individual characteristics)을 기준으로 합니다. 두 사람의 나이, 학력, 거주 지역, 직업 등이 비슷할수록 “같다”고 보는 것이지요.

  학력 이외에 모든 인적 특성이 동일한 남성(대졸)과 여성(고졸)이 있다고 합시다. 두 사람의 임금 격차엔 우선 학력이 달라서 발생하는 “차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여성도 대졸자였다면 차별이 없는 세상에선 임금 격차가 사라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학력이라는 인적 특성으로 “설명되는” 차별, 곧 남성과 여성의 대학 졸업장의 가치를 다르게 취급하는 차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남성 졸업장은 1억 원, 여성 졸업장은 5천만 원 식). 이 차별을 빼놓고도 남는 격차는 관찰된 특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별입니다. 차별에도 설명되는 차별과 그렇지 않은 차별이 있다는 겁니다. 그림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그림으로 보는 오하카 분해법

  

  

  

분석방법론 특성 구분

1. Overview & 차별의 성격: 남성 특혜인가? 여성 불이익인가?

연구결과 1: 성별 임금격차 감소는 거의 전부 “차이” 감소에 따라 일어났다. “차별” 감소는 미미했다. 1985년 이래 임금격차의 약 20%가 차별이었고, 여성 페널티가 차별의 60-70%를 차지했다.

  

  

  

  (¶: 남성 특혜와 여성 페널티 구분은 어떻게 할까요? 남성 대학 졸업장이 평균 1억 원, 여성 졸업장이 평균 5천만 원 식으로 차등대우된다고 합시다. 계량경제학적 방법을 동원하면 졸업장의 “공정가격”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공정가격”이 8천만 원이라면 남성 특혜는 2천만 원, 여성 페널티는 3천만 원이 됩니다. 여러 계산 방법이 존재하며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오하카와 랜섬(Oaxaca and Ransom, 1994)의 방법이 있습니다.)

주: 정진화(2007)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OWS) 조사 기반.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총임금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차이”가 줄어든 결과입니다. 반면 차별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여성 페널티 60-70%, 남성 특혜 30-4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별 임금격차 감소가 차별 완화의 결과가 아니었던 겁니다. 마찬가지로 임금격차 감소 추세가 느려진 이유도 2000년대 들어 차이가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입니다. 첫 해(1985)와 마지막 해(2004)만 따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표, 그림 재구성.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그림 재구성.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표 재구성.

  

  

금재호(2011). 그림 재구성.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KLIPS) 기반.

2. 분위별 임금격차: 유리천장 효과?

연구결과 2: 분위별 분해 결과에 따르면 저임금에 비해 중임금에서 격차가 크고, 중임금에 비해 고임금에서 작다. 고임금군에서 차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유리천장 효과라고 한다.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시장 취약계층인 중소기업·고졸이하·비정규직 노동자 집단에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나타난다. 한편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비해 차별이 약하게 나타난다.

이번엔 분위별 임금격차 분해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방법엔 집단 간 이질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데서 파생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동시장에 “유리천장 효과(glass ceiling effect)”와 “밑바닥일자리 효과(sticky floor effect)”가 존재한다면 분석 결과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노동시장에서 두 효과가 모두 존재할 경우의 임금격차 형태

  

주: 안태현(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 부가조사 사용 분석.

  

  

  

주: Cho et al. (2014)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주: Cho et al. (2014)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주: 허식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조사 2010-2013 데이터로 합동회귀분석한 것임.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주: 허식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조사 2010-2013 데이터로 합동회귀분석한 것임.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주: 김용성(2007) 참조. 그림 재구성함. 표본매칭을 통한 비모수추정법을 활용하여 비교했음.

  

3. 누가 일하러 나오는가?

연구결과 3: 임금격차 감소가 전반적 차별 완화보다 고학력·고숙련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에서 비롯되었을 공산이 크다.

  

선택편향의 예시

  

  

주: 성재민(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KLIPS에 Heckit을 적용하여 임금방정식 추정 후 비교한 것임. 선택편향 "강도"란 Heckit IMR 회귀계수를 뜻함.

  

주: 성재민(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imputation을 이용해 조정한 결과.

  

   

4. 생애주기 임금격차: 남성, 기혼여성, 미혼여성

연구결과 4: 경력단절은 생애소득을 하락시킨다. 30년간 경력 초반 임금격차가 개선되었음에도 줄어들지 않는 차별이 여기서 비롯된다. 여성은 출산 전후 경력 1년의 가치를 다르게 취급받는다. 심한 경우 경력이 늘어나도 임금은 변하지 않는다. 역량 하락과 육아부담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경력과 임금의 연결고리가 끊기는 것은 일정 정도 차별의 결과다.

  결혼·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이 임금격차의 주범이라고 했습니다. 이 주제만으로 시리즈를 쓸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연구가 많습니다. 경력단절은 개인이 축적한 지식, 기술, 역량에 종합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양한 원인과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의 역량(인적자본)은 크게 학교교육과 직업경력, 타고난 능력으로 형성됩니다. 일자리 수준이 비슷하면 역량에 따라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됩니다. 타고난 능력이 아주 뛰어난 극소수를 제외하면 최종학교 졸업 후 사람들이 가진 역량은 학교교육의 결과입니다. 생애 전체를 두고 보면 이 시기에 받는 임금이 가장 적습니다. 차차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역량에 투자하면 역량 증진에 따라 임금이 상승해 중장년기에는 자기 자신에게 투자한 “수익률” 개념으로 고임금을 얻습니다. 역량 증진과 무관한 단순 연공급 임금체계(호봉제 식)도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가 30대 초반에 경력단절을 겪으면 역량 투자 적기를 놓칩니다. 경력단절의 최대 문제입니다. 당장 일을 쉬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역량을 쌓아야 할 경력 초반에 자신의 역량에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을 쉬면서 역량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시기를 놓친 사람들은 중장년기에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합니다. 생애 전체에 걸쳐 임금이 하락한다는 겁니다. 이런 임금격차를 생애주기 임금격차(lifecycle wage differential)이라고 합니다.

  최근 비혼 1인가구가 확산되고 있으나 2000년대 초중반까지 한국의 유배우율(전체 인구 중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90% 이상이었습니다. 출산율이 낮다지만 결혼한 사람들은 한 명 정도의 아이를 낳았습니다(이철희, 2012). 첫 글에서 보았듯 2000년대 초까지 출산육아제도가 매우 미비했기 때문에 이들 여성들은 대부분 경력단절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연령별 성별 임금격차가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은 총임금격차이고, “*”와 “¶”은 코호트 표시입니다.

자료: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각년도.

  

주: 한종석·윤성주·최승문 (2015)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 OWS를 이용해 저자들이 추정한 결과.

주: 한종석·윤성주·최승문 (2015)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 OWS를 이용해 저자들이 추정한 결과.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로 표 재구성함.

  

  

  

주: 김주영 (2010)에서 인용.

자료: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OWS), 각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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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1: 미국의 성별 임금격차

주: Blau and Kahn (forthcoming)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주: 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참조, 그림 번역 및 수정. "조정임금격차(1)"은 Heckman 2-stage 추정치, "조정임금격차(2)"는 저자들이 개발한 "Identification at Infinity" 추정치다.

주: 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참조, 그림 번역 및 수정.

주: Bar, Kim, and Leukhina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부록 2. 분위회귀분석에 관한 아주 간단한 설명

분위회귀분석 예시

[참고문헌]

5월호, 한국노동연구원.

- 금재호 (2011), "성별 임금격차의 현상과 원인에 대한 연구", 국제경제연구.

, 한국개발연구원.

- 김주영 (2010), "여성의 경력단절과 노동시장 재진입", <노동리뷰> 8월호, 한국노동연구원.

- 이철희 (2012), "한국의 합계출산율 변화요인 분해 - 혼인과 유배우 출산율 변화의 효과", 한국인구학.

- 한종석·윤승주·최승문 (2015), <근로소득 불평등 변화에 대한 실증분석과 정책적 함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 Albrecht, J., Björklund, A., & Vroman, S. (2003). "Is there a glass ceiling in Sweden?", Journal of Labor Economics.

- Arulampalam, W., Booth, A. L., & Bryan, M. L. (2007). "Is there a glass ceiling over Europe? Exploring the gender pay gap across the wage distribution", ILR Review.

- Blau, F. D., & Kahn, L. M. (forthcoming), "The gender wage gap: Extent, trends, and explanation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 Cho et al. (2014), "Glass ceiling in a stratified labor market: Evidence from Korea", Journal of the Japanese and International Economies.

-Jacobsen, J., Khamis, M., & Yuksel, M. (2015). "Convergences in Men's and Women's Life Patterns: Lifetime Work, Lifetime Earnings, and Human Capital Investment", IZA Discussion Papers, No. 8425.

- Oaxaca, R. L., & Ransom, M. R. (1994), "On discrimination and the decomposition of wage differentials", Journal of Econometrics.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연재의 다른 글은 필자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블로그 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