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자신의 죄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전문)

2017-02-27     원성윤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smiles as she listen to a reporter's question during an interview with Reuters at the Presidential Blue House in Seoul September 16, 2014. Park, thwarted so far in ambitious plans to begin the process of reunifying the Korean peninsula, said the door is open for talks with the North during the upcoming U.N. General Assembly. However, Park said in the interview that Pyongyang must show sincerity in seeking a constructive dialog and ⓒKim Hong-Ji / Reuters

12월 27일, 이동흡 변호사가 재판부의 허락을 얻어 대신 읽은 서면의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펼친 많은 정책이 저나 특정인 사익을 위한다는 것이라는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한 것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공무상 비밀누설

인사권 남용

"인사의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고 그 책임 역시 대통령의 몫이다. 일부 공직자 중 최씨가 추천한 인물이 임명됐다는 얘기가 있으나 최씨로부터 공직자 추천을 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고 개인적 청탁을 받아 임명한 사실도 없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관련

또 이른바 '정윤회 문건' 보도와 관련해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의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한규 전 사장의 해임을 지시하거나 알면서도 묵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대통령은 "주변을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불찰로 인해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다시 한 번 송구하다"며 "하지만 단 한 번도 저의 사익과 특정인 개인을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여러분.

아시다시피 저는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날 이후 대통령 취임 후 단 한 순간도 개인을 생각하지 않았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바른 정치를 하려 노력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여의도 중앙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면서 약속의 진정성 보여드렸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런 현장 방문이 정치권의 얼굴 비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법안, 예산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꼼꼼히 챙겼다. 민생현장에서 한 약속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직접 점검했고 어느 정도 단계에 와있는지, 아직 실천 못 한 것은 무엇인지와 관련해 백서도 발간했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나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했고 어떤 노력을 했는가라고 생각을 했다. 협상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 신념 갖고 펼쳤던 많은 정책이 저나 특정인의 사익 위한 것이라며 모두 부정한 것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고 안타깝다. 구체적 사실관계 등은 대리인단에서 말씀드렸고,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이자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변론기일을 맞아 소추사유에 대한 최후의 변을 하겠다.

최순실은 이런 제게 지난 40여년간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줄 옷가지 생필품 등을 도와줬던 사람이었다. 저는 다섯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17대 대선 후보 경선, 18대 대선 치르면서 전국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각종 연설 포인트는 보좌진과 의논해 작성했지만 때로는 전문 용어 등으로 인해 일반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험을 했다. 그러한 연유로 보통 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최순실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

제가 최순실에게 국가정책 사항이나 인사, 외교 관련 문건을 전달해주고 최순실이 국정 농단하도록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공기관장 등 인선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적임자를 추천받아 체계적 검증을 거쳐 2∼3배수 후보자로 압축되면 위 후보자 중 낙점했다. 무엇보다 인사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책임도 대통령의 몫이다. 의혹처럼 개인이 작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부 공직자 중 최가 추천한 임명됐다는 이야기 있지만 그런 사실 없으며 그 어떤 누구로부터도 개인적인 청탁 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다.

최순실은 오랫동안 유치원 경험이 있지만, 국가정책 전문성 있는 사람 아니다. 대통령인 제가 최순실에게 주요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애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세계 경제가 제조업 성장 한계에 부딪힌 시점에 문화는 중요한 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여겼다. 한 나라의 정신이며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업의 투자를 늘 강조했고 기업인들도 한류가 전파되면 기업에 도움이 된다며 정책 방향에 공감해줬다.

대통령으로서 국가 경제 위해 세계를 상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기업들을 도와주기는 못할망정 추락하게 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환원하고 국가 발전에 공헌한다는 측면에서 기부한 것을 뇌물로 오해받게 만든 점은 너무나 안타깝다.

영세한 기업이나 소외계층 들어주는 것이 국가 발전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대통령 당선 후 첫 경제 일정이 중기중앙회 방문이다. 평소에도 우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납품 기회 잡지 못하고 기술 사장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지원 방안 찾도록 관련 부서에 요청했다. 대통령이 우수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해주는 것이 올바른 국정 수행이라고 생각했다.

결코, 부정청탁을 위해,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최순실이 제게 소개했던 KD코퍼레이션도 이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도와주려고 했던 연장 선상에서 관련 수석에게 전달했던 것이며, 이 회사가 최순실의 지인이 운영하고 금품을 받았다는 것 알지도 못하고 상상도 못 했다.

언론의 자유 부분이다. 정윤회 관련 보도의 세계일보 보도가 있었고 그 이후로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도 이후 11월 초순경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초적 사실확인 하지 않은채 국기 문란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있다.

다음은 세월호 침몰 관련이다. 세월호 사고 당일 저는 관저 집무실에서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 지속 보고받았고 실장과 해경청장에게 생존자 구출 수회 걸쳐 지시했다. 다만 재난구조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구조작업에 도움되지 않고 계획 실행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해 구조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다.

국민과 약속 실천하기 위해 저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일해왔다. 이 땅의 모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고 젊은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후손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풍요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사명으로 생각했고 확신과 믿음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또는 특정 개인의 이익 추구를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 다수로부터 소수 보호하면서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과정과 절차가 보장되는 것은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 저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선의의 약속까지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재판관들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혜량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