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헌재결정 불복을 말하는가

그들도 법률을 공부하고 법조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찌 공공연히 헌재 결정 불복을 얘기하고 다닌답니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 수호에 가장 앞서야 할 사람들이 그걸 깨부수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지금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 헌재 결정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나올 경우 이에 불복할 구실 만들기에 정신이 온통 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그들이 정신없이 몰고 있는 탄핵정국의 열차는 끔찍한 대충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017-02-28     이준구
ⓒ뉴스1

혹시나 하고 기대를 걸었던 내가 우스워지네요.

뻔할 뻔자 호위무사에게 뭔가 기대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였습니다.

이것도 이미 충분하게 예상된 일이었구요.

요즈음 그의 행보를 보면 나라를 이토록 큰 혼란에 빠뜨린 데 대한 미안함은 손톱만큼도 없어 보입니다.

떳떳한 법리논쟁은 사라져 버리고 막말의 퍼레이드만이 헌재 법정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그들도 법률을 공부하고 법조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질서 수호에 가장 앞서야 할 사람들이 그걸 깨부수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그런데 그 구실이란 것들이 구차하기 짝이 없는 것뿐입니다.

스스로 논리가 얼마나 박약하다고 생각되기에 그렇게 만인의 비웃음을 살 일까지 하려 드는지 모르겠군요.

도대체 이 나라를 얼마나 더 엉망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에게 얼마나 더 큰 불행을 안겨 주려고 이런 부질없는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그저 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뉘우치고 있다면 의연한 자세로 사태의 수습에 팔 걷고 나서야 합니다.

이 정권은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테지만, 국가와 국민은 영원히 지속되어야만 합니다.

어차피 그는 우리 헌정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 뻔하지만 국가와 국민에게 더 이상의 죄를 지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헌재는 공명정대하게 탄핵심판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불복의 구실을 찾기에 혈안이 된 그들을 보며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잘못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떻게 이를 수습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격이 달라지는 법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