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의원 '삼례 나라 슈퍼 살인사건' 오심 직접 사과했다

2017-02-14     원성윤
ⓒ뉴스1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 사건’의 판사였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심에 대해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은 오심 피해자들에게 책임자가 직접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검찰이나 법원은 보도자료를 내어 당시 책임자 대신 사과 입장을 밝히곤 했다.

지난해 진범이 나타나 유가족과 최씨 등에게 사과를 한 사건이다.

전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은 지난해 7월 일반 형사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재심을 개시해 최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고를 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최씨 등의 무죄가 확정됐다. 최씨 등은 재판 때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호소했지만 당시 검찰과 법원은 이 말에 귀기울이지 않은 것이 확인돼 당시 검경과 판사에게 책임론이 일었다. 최씨 등은 정신 지체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28일 오전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재심 청구인들과 유가족 및 박준영 변호사가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만세를 부르고 있다.

박 의원이 사과를 결심한 것은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의 계속 되는 설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본인 사건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남의 잘못을 이야기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박 의원이 이 사건의 주심 판사는 아니었지만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배석판사라는 제한적 위치에 있어서 그냥 넘겼던 측면이 있었지만 감옥에서 억울한 시간을 보내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을 만난 피해자들은 이날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이고 사과를 결심해준 박 의원께 고마움을 표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삼례 나라슈퍼 사건 외에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 ‘완도 무기수 김신혜 사건’ 등의 일반 형사사건 재심을 이끌어내 법조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재심 사건을 잇따라 무료로 변호하면서 지난해 재정 파산을 맞아 변호사 사무실이 사라지게된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들이 수억원의 성금을 모아주기도 했다. 박 변 호사의 활동을 소재로 한 영화 <재심>도 15일 극장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오심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면서‘형사보상및명예회복에관한법률’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형사보상 청구대상자에게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일정액을 산출해 보상금이 지급됐지만,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쪽으로 형사보상금을 현실화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이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