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고향 충북 음성·충주가 반기문 색 지우기에 나섰다

2017-01-31     김도훈

두 곳은 반 전 총장이 ‘세계 대통령’이라 불린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자 그의 이름을 딴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등 ‘반기문 마케팅’을 경쟁하듯 해왔다. 하지만 그가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선거법·우상화 논란이 거푸 일자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음성은 딱히 내세울 게 없어 관광·마케팅 차원에서 순수하게 반 전 총장의 이름을 활용했다. 마라톤은 해마다 수익금 가운데 1천만원을 유니세프에 기증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데 쓰는 등 순수한 대회다. 다만 선거법 논란 등의 소지가 있어 뜻만 남기고 반 전 총장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군청사 세움 간판에 넣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 음성입니다’를 ‘미래를 창조하는 중부권 핵심도시 음성’으로 바꾸는 등 음성 지역 곳곳에 설치했던 세움 간판의 문구를 모두 수정했다.

하지만 ‘반기문 교육랜드’사업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군은 2030년까지 중장기 사업으로 1천억원(민자 920억원) 규모의 반기문 교육랜드 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정치색이 완전히 배제된 교육 사업이고, 반 전 총장이 청소년 교육의 상징이 될 수 있어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생각이다.

반 전 총장이 초·중·고 등 학창시절을 보냈던 충주시도 ‘세계 속의 반기문 알리기 국제협력사업’을 ‘새마을 국제 협력사업’으로 바꾸는 등 반 전 총장 관련 각종 사업에서 ‘반기문’을 빼기로 했다.

김완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은 “음성군 등이 반 전 총장 관련 각종 사업, 홍보물 등에 대해 질의를 해 오면 사안에 따라 도 선관위, 지역 선관위는 물론 때에 따라 중앙 선관위와 협의한 뒤 조처하고 있다. 애초에 사업이 추진된 본질·목적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지금은 반 전 총장 출마가 기정사실로 된 터라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안된다는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