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세돌에 져준 것" 주장 놓고 갑론을박

2017-01-15     박수진
SEOUL, SOUTH KOREA - MARCH 10: In this handout image provided by Google, South Korean professional Go player Lee Se-Dol (R) puts his first stone against Google's artificial intelligence program, AlphaGo, during the 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 on March 10, 2016 in Seoul, South Korea. Lee Se-dol is playing a five-match series against a computer program developed by a Google, AlphaGo. (Photo by Google via Getty Images) ⓒHandout via Getty Images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MBA 교수는 최근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된 상황(3 대 0)에서 인공지능 공포감을 상쇄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 쪽이 승부를 조작했다. 구글 쪽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1월12일 중앙일보·한경닷컴 인터뷰)했다.

조작 주장이 제기된 4국을 돌이켜보면, ‘신의 한 수’로 극찬 받았던 이 9단의 78수에 알파고가 연달아 실수를 하며 이 9단에게 승기를 내줬다. 위기를 맞은 알파고가 격전과는 상관 없는 ‘이상한 수’를 두어 보는 이들을 황당하게 하고, 초보적인 실수를 이어가 “고장이 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승착’으로 평가받던 이 9단의 78수가 사실은 ‘성립하지 않는 수’였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졌다. 중국의 커제 9단 등이 복기 과정에서 78수의 결함을 찾아냈다. 이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계산력을 보여준 알파고가 이 9단의 실수에 제대로 대응했어야 할 국면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주장을 놓고 바둑팬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은 ‘알파고 고의 패배설’을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프로기사들이 많이 활동하는 바둑사이트 ‘타이젬’ ‘오로바둑’에는 “알파고의 착수를 조작하기 위해선 구글 딥마인드 쪽에 이 9단의 수를 읽을 수 있는 실력자가 있어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똘이*****)는 글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계산값은 ‘연결망’으로 연결돼 지속적으로 최선의 값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없고, 특정 시점에 계산값을 변경하는 것도 어렵다”(모오*****)고 말했다. 디씨인사이드 ‘바둑갤러리’ 누리꾼들은 “바둑 프로기사들의 세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부했다는 구글 딥마인드 쪽이 일부러 져주는 것과 같은 비신사적인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소호*****) “김 교수가 이 9단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hts8*****)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글 딥마인드의 궁극적인 목표가 바둑이 아닌 ‘인공지능 역할 확대’였다는 점도 ‘알파고 고의 패배설’의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누리꾼들은 “단 한 번의 실패가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구글이 그런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tel*****) 등 김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