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태양광 돛단배' 시험 비행한다(영상)

2015-05-10     김병철

TV 프로그램 '코스모스'로 유명한 천문학자이며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의 공동창립자였던 칼 세이건(1934∼1996)이 내놓았던 '태양광 돛단배' 아이디어가 40년만에 이 협회에 의해 실물로 만들어져 우주 공간에서 시험 비행을 한다.

이는 순전히 민간 모금으로 이뤄진다.

빛은 일반적인 의미의 질량인 정지 질량(rest mass)은 없지만 운동량(momentum)과 에너지는 지니고 있다.

빛이 운동량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이론뿐 아니라 실험으로도 확고히 입증된지 100여년이 됐으며,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에서도 이에 따른 효과가 나타난다.

이후 비슷한 아이디어가 거론된 적은 많지만 실제로 공식적으로 추진된 것은 칼 세이건이 내놓은 제안이 계기가 됐다.

전기 절연 재료인 마일라(mylar)로 만들어진 평평하고 넓은 돛으로 추진되는 우주선을 만들어 핼리혜성과 랑데부를 하도록 하자는 세이건의 제안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연구기관인 제트추진연구소에서 검토됐고, 이에 따라 실제 기술적 설계 작업도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실현은 되지 않았다.

이 아이디어의 실제 구현은 2010년 6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이카로스'(IKAROS·Interplanetary Kite-craft Accelerated by Radiation Of the Sun)에 의해 이뤄졌다. 당시 이카로스는 14m 너비의 돛을 펼쳐 우주 공간에서 추진력을 얻었으며, 2010년 12월에는 금성 근처 8만800km 지점까지 다가가 1차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행성협회는 일단 이번 달 애틀러스 V 501 로켓에 라이트세일을 실어 대기권 상층부에서 기기 작동을 시험할 예정이다. 발사 계획은 5월 20일로 일단 잡혀 있으나, 발사 일정이 기상 등 여건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흔해 바뀔 수도 있다.

이번에 행성협회가 쏘아 올릴 라이트세일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0cm인 정육면체 꼴의 초소형 위성들을 세 개 겹쳐 놓은 것으로, 여기에 태양광 돛이 부착돼 테스트가 이뤄진다.

행성협회는 이어 2016년에는 실제 우주공간 탐사가 가능한 '프록스-1'이라는 소형 인공위성에 라이트세일을 부착한 후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이어 프록스-1은 라이트세일을 개방된 우주 공간으로 풀어 주며, 라이트세일이 태양광 돛을 펴는 순간을 프록스-1이 사진으로 포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