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간소화 괴담과 이상한 '개혁'

2010, 2011년을 기점으로 교통사고가 늘었다고 볼 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2010년을 기점으로 사고율이 증가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통계와는 다르다. '운전면서 간소화=사고 증가'는 허구다. 그런데 소리 소문 없이 운전면허 시험은 어려워졌다. 만약 경찰이 진지하게 사고율을 줄이려 했으면 다른 곳도 손볼 게 많다. 그런데 전국민이 누구나 취득하는 면허의 취득비용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누구를 위한 (이른바) 개혁일까? 이 개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주체는 운전면허학원밖에 없다.

2017-01-03     남궁민
ⓒ뉴스1

'운전면허 간소화=사고 증가'는 허구다.

2010, 2011년을 기점으로 교통사고가 늘었다고 볼 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교통사고 건수의 상승반전은 2013년에 보이고, 사망자수는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2010년을 기점으로 사고율이 증가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통계와는 다르다. '운전면허 간소화=사고 증가'는 허구다.

이 개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주체는 운전면허학원밖에 없다.

이상한 일이다. 도로주행이 아닌 T자코스, 오르막오르기, 좌우회전이 추가된다고 해서 정말 초보자 사고율이 낮아질까? 심지어 이 시험들은 수십년 경력자들조차 합격률이 18%에 불과했다는 기사도 있다. 더군다나 경찰이 꼽은 초보운전자 사고율 증가의 주원인은 전방시야 제한과 장롱면허 문제다. 그런데 대부분의 탈락자는 T자코스와 오르막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번 개편으로 장내기능이 어려워졌다. 90%를 상회하던 장내기능의 합격률이 10%대로 낮아졌다. '이래야 맞지', '잘한다'라는 댓글이 달린다. 그런데 경찰이 발표한 운전면허학원 수강료 자료에 따르면, 운전면허제도 개선 이후 학과시험은 1만2000원 저렴해졌으나 장내기능시험 비용은 8만1000원에서 19만원으로, 도로주행은 24만5000원에서 28만5000원으로 오르고, 검정료도 1만원 오른 8만원이 됐다. 합격률이 10%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응시때마다 내는 검정료 부담은 더 늘어난다.

그런데 소리 소문 없이 운전면허 시험은 어려워졌다. 만약 경찰이 진지하게 사고율을 줄이려 했으면 다른 곳도 손볼 게 많다. 그런데 전국민이 누구나 취득하는 면허의 취득비용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누구를 위한 (이른바) 개혁일까? 이 개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주체는 운전면허학원밖에 없다.

운전면허 따 본 사람은 알지만 애초에 시험이 문젠가? 가르치는 교육이 엉망인 게 문제다.

누구나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면허를 사설 기관에 맞기고 수십만원을 부담하는 구조 자체가 부당하다. 지대(rent)다. 규제가 영속하는 이유는 지대를 뜯어먹는 소수는 사활을 걸고 지키지만, 대중은 조금씩 갈취당하고 또 그럴싸한 포장에 현혹되기 때문이다.

경찰의 갑작스런 운전면허시험 손질과 명백히 이득을 본 운전면허학원 그리고 박수쳐 오다가 주머니가 털리게 생긴 대중. 헬조선에서 수없이 마주한 기시감이 든다. 수강료 인상 자료를 보니 뒷맛이 쓰다.

['운전면허 취득에 선진국 2∼4년, 韓 13시간'...세계가 비웃는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