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감정회사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내한 반박회견을 열었다

2016-12-28     김도훈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장 페니코 소장은 “검찰 발표에 충격을 받아 일부러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검찰이 20여년간 진위 논란이 벌어져온 채색화 '미인도'를 한국화가인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의 진품으로 판정하자, 지난달 먼저 가짜란 분석 결과를 내놓았던 연구소 관계자들이 내한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멀티스펙트럼 카메라로 그림 1점당 1650개의 세부 단층을 찍은 촬영 영상과 이를 분석한 과학적 그래프, 데이터 등 60여쪽의 방대한 보고서를 검찰이 완전히 왜곡했다”고 했다. “검찰이 적외선과 엑스(X)선 검사 등 외에는 과학 검증을 한 것이 별로 없고 국내 미술계의 주관적인 안목감정에 치중해 그릇된 판정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또 작품의 밑그림을 찾아내는 뤼미에르의 과학적 분석과 진위 감정은 다르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유럽 등에서 루브르, 반고흐 미술관 등과 함께 100점 이상의 명화들에 대한 감정 작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진위 판정에 감정 기관이 불복해 정면으로 맞서고 회견까지 여는 것은 국내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검찰 쪽은 이날 뤼미에르 연구소의 반박회견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어 “검찰 결론이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인도' 수사 과정에서 현재 가능한 거의 모든 과학감정 기법을 동원했고, ‘소장 이력’까지 철저히 규명하여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특정 작가의 그림들 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과 ‘위작’이라는 이야기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재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