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똑똑하다. 그런데도 왜 산타 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걸까?

2016-12-24     The Conversation US
ⓒDr T J Martin via Getty Images

By Jacqueline D. Woolley,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주 어린 아이라 해도 이런 이야기를 믿는다는 건 놀랍다. 하지만 내가 속한 텍사스대학교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5세 아동 중 83%는 산타 클로스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진화를 위해서일까?

'어린 아이는 듣는 이야기는 다 믿는 존재인가, 이성적인 존재인가?'하는 물음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1995년 에세이에서 어린이들은 선천적으로 잘 믿으며, 무엇이든 다 믿는다고 주장했다. 어린이들로선 믿는 게 진화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했다.

어린아이를 쉽게 믿는 존재로 보는 시각은 18세기 철학자 토마스 리드, 어린이들은 사람들이 해주는 말을 믿는 강한 편향이 있다고 주장하는 발달 심리학자 등이 공유하고 있다.

사실은 어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어린이들이 무엇을 믿을지 결정할 때 사용하는 도구 중 상당수는 어른들과 같다.

첫째, 새 정보가 담겨 있는 맥락에 대한 주목이다. 둘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 기반과 새 정보를 비교해 보려는 경향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의 전문 지식을 평가하는 능력이다.

새로운 종의 어류에 대한 기사를 읽는다고 상상해 보자. 물고기 이름은 ‘서닛’이라 치자. 그리고 전혀 다른 두 맥락에서 읽는다고 생각해 보자.

첫 번째 맥락은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과학 전문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이 기사를 읽는 경우이다.

두 번째 맥락은 슈퍼마켓에서 줄 서서 기다리며 미국 슈퍼마켓 태블로이드인 내셔널 인콰이어러에서 같은 기사를 읽는 경우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처음 들어보는 서닛이라는 동물에 대해 말한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용과 유령이 등장하는 판타지의 맥락으로 듣는다. 어떤 아이들은 의사나 과학자들이 말하는 과학적 맥락으로 서닛에 대해 듣는다.

어린이들은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새로운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양 생물학자에게 들었을 때와 툭하면 자기가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고 우기는 옆집 사람에게 들었을 때를 비교해 보라. 두 정보원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신뢰성에 대한 당신의 평가가 이 물고기의 실재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 영향을 줄 것이다.

어린이들은 가능한 존재는 믿었고 불가능한 존재는 부정했다. 이 결정은 기존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비교해서 내린 것이다. 있을 것 같지 않은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희귀하거나 이상한) 생물에 대해 아이들은 셰프보다는 동물원 사육사가 진짜라고 했을 때 훨씬 더 잘 믿었다.

누구는 믿고 누구는 믿지 않는 이유는 성인들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와 다른 어른들이 산타에 대한 믿음을 너무나 강력하게 지원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근 연구에서는 부모의 84%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이를 데리고 산타 분장을 한 사람이 있는 곳에 두 군데 이상 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그토록 아이들이 산타를 믿게 만들고 싶어할까?

어른들의 이런 노력을 봤을 때, 아이들로선 믿지 않는 것이 비이성적일 것이다. 사실, 어린이들은 산타 클로스를 믿으며 과학적 사고 기술을 발휘하게 된다.

첫째, 아이들은 정보원을 평가한다. 내가 진행 중인 연구에서 보이듯, 어린이들은 무엇이 진짜인지를 판단할 때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더 믿는다.

셋째,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이해력이 발달함에 따라 산타클로스 이야기의 어처구니없는 점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뚱뚱한 사람이 어떻게 굴뚝으로 들어오느냐, 어떻게 동물이 날아다니느냐 등이다.

당신의 자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인가?

산타에 대한 믿음, 그리고 산타가 사실이 아니라는 발견이 유의미한 방식으로 부모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아이들은 진실을 밝혀낼 도구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산타 이야기를 생각하는 건 그런 능력을 사용해 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허프포스트US의 블로그 글을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