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을 꼭 읽어봐야 할 영화 3편

2016-12-10     PyungSeok Koh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 혹은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옮기는 작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12월 14일에 기욤 뮈소 소설을 영화화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개봉하고,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은 지난 달 21일에 촬영을 시작했다.

1. 원작에서는 두 사람이 범인을 쫓는다, ‘용의자 X’

“”유리에 비친 모습을 보고 그 친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건가?”

(책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저)

영화 ‘용의자 X’에서는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단 한 명, 형사 ‘민범’이다.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을 가진 형사이다. 즉 원작에서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 두 명이 했던 역할을 한 명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민범’이 추리하는 과정은 직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아쉬움을 원작 소설로 달랠 수 있다.

2. 영상보다 더 끔찍한 이야기, ‘도가니’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기숙사에서 박보현 선생님이 그러고 나서 조금 뒤 같아요. 그러니까 사학년 초. 저는 박보현 선생님 때문에 너무 아팠기 때문에 울면서 싫다고 도망쳤어요. 그런데 행정실장님이 저를 응접실 탁자에 누이고 두 팔하고 두 다리를……

(책 ‘도가니’, 공지영 저)

그럼에도 원작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는 소설의 일부만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로만 추려서 엮어낸 느낌이다. 더욱 믿을 수 없는 사실은 소설 역시 현실의 이야기를 전부 담아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작 소설 읽기를 넘어 실제 사건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3. 소설을 읽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가 다가온다, ‘장미의 이름’

“문서 사자실이 추워 손이 곱다. 나는 이제 이 원고를 남기지만, 누구를 위해서 남기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무엇을 쓰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책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저)

영화는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그 내용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살인사건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당시의 종교 갈등과 진리 추구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긴 분량이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맥락을 잡고 나면 푹 빠져서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