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들 무더기 불출석 '무기력한 청문회'

최순실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지도 않으면서 '공황장애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은 과거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오랜 시간 한자리에 앉아 있거나 같은 자세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을 불출석 사유서에 기재했습니다. 최순실의 조카 장승호는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학부모 미팅 일정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불출석 사유로 적기도 했습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방송을 통한 증언이 생중계되면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고, 사춘기로서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정조사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특히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장모 김장자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동행명령장도 받지 않았습니다.

2016-12-08     임병도
ⓒ연합뉴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증인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와 그들이 버티고 있을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오래 앉지 못하고, 딸 사춘기에 유치원 미팅 때문에 못 나오겠다는 증인들'

국정조사 특위에 따르면 최씨 일가와 문고리 3인방 등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들이 낸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기가 막힙니다.

최순실 공황장애는 거짓말, 국정조사 불출석 꼼수)

최순실의 조카 장승호는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학부모 미팅 일정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불출석 사유로 적기도 했습니다.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잠적한 우병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장모 김장자의 동행명령장을 보여주고 있는 국회 경위들 ⓒ연합뉴스

특히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장모 김장자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동행명령장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충북 김장자의 언니 집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우병우 전 수석은 없었고, 또다시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으로 갔습니다. (기흥컨트리클럽은 우병우 처가 소유)

'동행명령장을 받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국회법'

우병우는 왜 동행명령장을 받지 않으려고 잠적을 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동행명령장을 받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13조 '증인이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동행명령장의 집행을 방해하도록 한 때에는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증인이 아예 동행명령장을 받는 장소에 없거나 받지 않았다면 '국회모욕의 죄'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우병우는 23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던 인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하기도 했습니다. 집요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우병우는 정작 자신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처벌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