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인 내가 보수 채널인 폭스뉴스를 보기 시작한 이유

2016-12-05     김도훈

그렇지만 나는 곧 폐쇄적인 뉴스 사이클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에 대한 나의 의견은 보수적인 내 가족들과는 엄청나게 달랐다. 온라인에서 내가 보는 곳들도 다를 바 없었다. 허핑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애틀랜틱. 나의 가족과 나는 시각이 분명 달랐다.

사회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에 의하면 우리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 돌봄, 공정함, 충실함, 권위, 신성함이다. 하지만 가치에 두는 무게는 다르다. 진보주의자들은 다른 가치들보다 돌봄과 공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신성함을 첫째, 권위를 둘째로 꼽는다.

그래서 나는 보수적인 내 가족들이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 알아내고, 내가 그들의 입장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대선 전에 보수주의자들이 주로 이야기하던 것은 ‘부정직한 힐러리’, 벵가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었다. 음모 이론이 들끓었다.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넘쳤다. 내 가족들은 어떻게 사실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그렇게 쉽게 정보를 받아들였을까?

하바드 교수 데이비드 로페이크는 “우리의 의견은 (우리와는 다른 의견을 담은 정보를 지닌) 적들로부터 착한 편을 안쪽(우리)에 담고 지켜주는 성벽과 같다. 우리의 견해와 의견들은 우리를 지켜주고, 안전하게 해주고, 살아남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폭스 뉴스 헤드라인은 이랬다. ‘트럼프가 인디애나의 일자리를 구해낸 협상을 민주당이 비난하다’. 이것은 보수주의자들에게 진보주의자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 우연히도 세라 페일린도 트럼프의 협상을 비난하며 ‘정실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덜 인간적으로 보기란 쉬운 일이다. 나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선거 전후에 공격 받았다는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했다. 이는 진보적 좌파가 전하는 사회적 수용의 메시지와는 정반대의 일이다. 그렇지만 이는 사람들 - 모든 사람들 - 이 위협을 받으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I Watch Fox New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