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 숨겨진 비밀은 정말 흥미롭다

2016-12-05     PyungSeok Koh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우리에게 있어서 참으로 멀고도 생소한 곳으로 느껴진다. ‘아랍의 봄’의 중심지로서 민주화의 바람을 아랍세계 전역에 퍼뜨리는데 일조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라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카이로는 지리학 교과서에서나 가끔 볼 법한 존재였다. 그러나 카이로는 인류 문명 출발지 중 하나였던 이집트 문명의 수도이자 역사의 풍파를 5천 년이나 버텨온 고도(古都)이다. 그만큼 우리들에게 들려줄 비밀스런 이야기가 많다.

어린 시절 카이로에서 12년을 살았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중동 전문 기자로 활동한 바 있는 맥스 로덴벡(Max Rodenbeck)이 쓴 ‘카이로’라는 책을 바탕으로 지금의 카이로를 낳은 고대 도시 3곳을 소개한다. 카이로의 그 수많은 비밀 중 일부를 우선 만나보자.

1. 온

“이곳은 오래전 사라진 도시 온의 유적지다. 폐허 더미 위로 우뚝 솟은 분홍 화강암 기둥 하나가 보인다. 4,000년된 오벨리스크다. 한때는 수많은 오벨리스크가 태양신전 앞까지 마치 가로수처럼 줄지어 서 있었다.” (책 ‘카이로’, 맥스 로덴벡 저)

2. 멤피스

“이집트의 대통합을 이루어낸 전서로가 같은 왕이자 1왕조의 시조인 메네스는 대단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상하 이집트가 국경을 맞대고 있던 지점에 도읍을 정했다...메네스 이후 6번째 왕조에 와서 이 도읍은 ‘영원하고 아름답다’는 의미의 멘네페르로 개명되었다. 한참 뒤 그리스인들이 이를 멤피스라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책 ‘카이로’, 맥스 로덴벡 저)

3. 푸스타트

“서기 640년 아라비아에서 쳐들어온 이슬람 군대가 무려 7개월 동안 이곳 요새를 포위했던 이유도 이 도시만 함락시키면 이집트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술탄들은 이곳을 거점으로 삼았고, 미스르 알푸스타트라 명명했다. 그로부터 한 세기동안 이곳은 진정 위대한 도시, 여타 이슬람권 도시의 존재를 미미하게 만드는 도시로 성장했다.”(책 ‘카이로’, 맥스 로덴벡 저)

푸스타트 또한 카이로의 전신 도시로서 초기 로마 제국과 이후 비잔틴 제국의 주둔 도시로 사용되다가 이슬람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부흥하기 시작한 도시다. 10세기에 페르시아어로 쓰여진 지리학 사전인 ‘후두드 알 알람(세계의 경계)’에 따르면 미스르 알푸스타트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고 한다. 12세기에 인구가 20만명을 넘는 등 도시의 황금기를 맞이한 것으로 추정되나, 이후 1168년 십자군의 약탈을 막기 위해 도시 전체를 불살라버렸다고 한다. 이후 온, 멤피스 지역과 마찬가지로 969년도에 세워진 신도시 카이로에 흡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