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삼성의 연금술

한국의 재벌은 정상적인 경영권승계가 불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필연코 제2, 제3의 재벌들이 권력에 힘을 빌려야 한다는 점이다. 사기적인 경제토대를 가진 정치는 절대권력이 아니라도 절대부패한다. 무능한 대통령을 잘못 뽑은 국민의 잘못은 지금 수백만 개의 촛불로 회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 와중에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하면 잘못을 반성될 수 있다고 국민을 꼬드기며 지배력증대를 꾀하고 있다. 달리 길이 없기 때문이다.

2016-12-02     국민의제

국민의제 시국특집 17회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00만의 촛불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그걸 자랑으로 생각해도 될까?

그러나 야당들은 대의정치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주판알을 굴리느라고 국민의 분노를 악용하고 있다.

하부토대인 대기업과 상부구조인 정치권력이 역학관계를 잘 조절하는 듯했지만 오히려 혁명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가 탈이 나도 너무 심하게 난 형국이다. 고민하지 않는 '바보'들은 그냥 박근혜만 죽어라 하면서 분노를 폭발한다.

왜 그럴까?

그러나 워낙 급속한 성장을 하다 보니 일부 기업가정신을 가진 족벌이 정부의 개발정책에 편승하여 문어발식 확장을 하였다. 그래서 "재벌이 2% 소유권으로 30~40%의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은 사익 편취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기업 가치가 떨어져도 총수 일가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여서 능력이 없어도 경영권을 잇기도 한다"(박경서 고려대 경영대 교수).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이재용 등 총수 일가가 1.2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순환출자 등을 통한 지배력은 52.73%에 이른다.

그러니 발달된 자본주의원리를 반영한 상법에 어긋나는 기업이 이 나라의 대기업의 전형이 돼버린 것이다. 원리에 어긋나는 기업이 버젓이 행세하는 곳에서는 약점을 노린 정치가 암약하고 약점을 커버하려는 돈이 굴러다니게 된다.

최순실의 탐욕은 바로 이 이재용 승계위기가 촉발한 것이다. 최순실이 이 굴러다니는 돈을 발굴하도록 삼성의 로비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손실이 보이는 합병과정으로 인해 주저하자 대통령의 권력을 빌린 최순실이 담당책임자를 교체하면서까지 관철시킨 것이다.

사기적인 경제토대를 가진 정치는 절대권력이 아니라도 절대부패한다. 무능한 대통령을 잘못 뽑은 국민의 잘못은 지금 수백만 개의 촛불로 회개하고 있다.

물론 삼성을 비롯한 우리 재벌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가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재벌그룹의 경영상의 문제점이 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기업 세습을 위해 회사를 쪼개고 붙이는 과정에서 허점이 노출되는 것은 결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재벌일가들에겐 제왕적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이든 부패시켜야 할 대상임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촛불아! 박근혜 아냐. 이재용이야.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