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고강도 구조조정한다

2015-05-06     원성윤
Luminous advertising of the McDonald's Restaurant at 3799 Las Vegas Boulevard South in Las Vegas / Nevada / USA. ⓒloop_oh/Flickr

맥도널드의 새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2018년까지 세계 3500곳의 직영점을 개인 소유주들에게 넘기는 가맹점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애초 2016년까지 약 1500곳의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돌린다는 목표였으나 수를 더 늘렸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스터브룩은 이날 공개한 23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최근 우리의 실적은 형편없는 게 현실”이라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구조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주로 미국 외 해외 매장에서 직원 해고를 포함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지만, 이스터브룩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구조조정의 핵심인 직영점의 가맹점 전환은 외식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대형 외식산업 브랜드들은 노동시장의 변동성과 함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영점을 패쇄해왔다. 가맹점에서 로열티 등을 받아 안정적인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더 높은 순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도 이미 지난 10년간 직영점 3분의 1을 줄인 상태다. 미국의 대형 햄버거 패스트푸드 식당 체인 웬디스는 올해 초 직영점 500곳을 가맹점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중반까지 매장의 5%만 직접 운영한다는 목표다. 또다른 대형 체인 버거킹은 북미 직영점 7400곳 가운데 50곳을 가맹점으로 전환했다.

취임 9주 만에 이스터브룩은 맥도널드를 뒤흔들고 있다. 시작은 치킨 샌드위치 등 비인기 메뉴들을 갈아치우는 것이었다. 2년 안에 미국 내 매장에서 사용되는 닭고기를 무항생제 고기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또 올해 말부터는 성장호르몬을 먹이지 않은 젖소에서 짠 저지방 우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모두 시대의 변화와 함께 ‘정크푸드’를 멀리하는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춰 변화를 꾀한 방침들이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는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1인자다. 지난해 미국에서의 매출 350억달러는 버거킹과 웬디스, 타코벨, 케이에프시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패스트푸드 기업들이 아니라 “좋은 버거”를 조금 더 비싼 가격에 내놓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점이다. 맥도널드의 승부수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 실적도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