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카메라에 포착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플랜'은 간단(?)하다. '꿩먹고 알먹기'.

2016-11-29     허완
ⓒSTEVE BACK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마크 필드 보수당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의 노트가 찍힌 사진을 보도했다.

이 사진은 필드 부위원장이 다우닝가(총리 집무실)에서 브렉시트부와 회의를 마치고 나서 그의 보좌관이 노트를 손에 들고 있을 때 찍힌 것이다. 여기에는 "단일시장을 제공받는 것. 우리의 기준은 명확함. 더 많이 개방될수록 더 좋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예를들어 노트에는 "제조업 문제는 비교적 간단함. 서비스업이 더 어려움. 프랑스가 (영국에서 이탈할) 비즈니스를 (빼앗기를) 원함"이라는 구절이 담겼다. 브렉시트 이후 런던에서 금융업체와 로펌이 대거 이탈하면 프랑스가 이를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

그러나 EU에서 실무를 담당할 "아주 프랑스적인 협상팀" 때문에 이런 노력에 난관이 예상된다는 내용도 적혔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Reuters

그러나 이 메모에 적힌 문구들은 이 노르웨이 모델의 결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즉, 노르웨이가 수용했던 원칙을 영국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

안보 협상에 대해서는 EU가 영국의 군사·정보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많이 얻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 ⓒReuters

FT는 "이 메모에 따르면 정부는 영국중앙은행 마크 카니 총재가 제시했던, 시티가 원했던 '스무스(smooth)한 브렉시트' 협상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자유민주당(Lib Dem)도 "만약 이런 전략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꿩도 먹고 알을 먹을 수는 없으며, 단일시장도 분명하지 않다. 이 사진은 정부가 계획도 없고, 전혀 짐작도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정부 당국자들, 심지어 장관들이 모인 공식 회의 석상에 참석한 인물이 준비한 노트라는 점에서 이 내용이 진지하게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브렉시트 탈퇴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정부 문서가 유출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협상 계획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