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 이미경 퇴진 압력' 조원동..."손경식 회장이 먼저 전화했다"

2016-11-23     김태우

와 만나 “내 심정이 어떻겠냐.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수석은 현재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말 못할 사정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나는 세력이 없는 전문 관료다. 세력 싸움에서 나 같은 사람은 어디서든 불쏘시개로 쓸 수 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 대비를 위해 2시간 전쯤 집을 나선 조 전 수석은 긴장한 기색으로 전날 밤과 달리 말을 아꼈다. 한 손에 노란 서류봉투를 들고 나선 조 전 수석은 “늦었다. 특별히 할말이 없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의 구속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된다. 다음은 조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드릴 말씀이 없다.

=법원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주겠죠.

=말 못할 사정이 없는 건 아니다. 제가 검찰에서 판단해 달라고 얘기했고, 검찰에서 강요미수 혐의로 하나를 갖고 영장청구를 했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죠. 내 심정은 어떻겠냐. 나도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말하는 게 아닌 거 같다. 법원도 현명한 판사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정치바람에서 억울한 부분을 가려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거기다가 또 정치바람 불어오게끔 하는 게 안 됐으면 좋겠다.

=억장이 무너진다. 지난 17일 검찰에 출석할 때 “참담하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게 준비한 말은 아니고, 얼핏 떠오른 말이다. 나도 나지만, 나라경제가 정말 엉망이다. 그걸 내 나름대로 일으켜 보겠다고 준비도 했다. 그러다가 이번 일이 생긴 건데… 잠깐 얘기하면 올해 5월 대통령이 이란에 가서 한국, 이란 기업인 네트워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하나도 안 됐다. 나라경제도 대우조선해양, 해운산업 다 어렵지 않느냐. 그래서 여러 가지 통로 통해서 안(청와대)에 얘기했는데 하나도 안 먹혔다. 나는 우리나라 조선, 해양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뭐... 만약 구속이 되면, 집사람은 그런다.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을 경제수석이 돼서 나라의 큰 그림을 그렸는데 만족해라. 구속 되고 안 되고는 천운인데 가족들은 나를 믿는다고 한다.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준비했던 그 계획이 무너지면 나라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해법을 못 내놓고 있지 않냐. 사실은 저는 했다. 이란을 다녀왔고, 이번에 이란 지도자도 만나기로 돼 있고, 사전협의를 위해 전자우편을 계속 주고받고 있다. 오는 12월3일에 만나기로 했지만, 내가 갈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그 계획은 원래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만 우리 경제에 활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경제수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경제정책 경제수석 등 청와대에 여러 번 얘기했는데 제 말이 잘 안 먹힌다.

=나는 그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다. (검찰에서) 설명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모르지만, 검찰에서 충분히 그 부분에 대해 소명하려고 노력을 했다. 어차피 정치게임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불쏘시개라고 이쪽저쪽에서 생각한다. 나는 세력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전문관료였다. 그런데 이 정치게임에서 세력싸움 아니냐. 세력싸움에서 세력 없는 사람은 어디서든 불쏘시개로 쓸 수 있죠. 그렇게 억울한 상황이다.

=죄송하다.

=마지막이라도 할 수 없다.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죠.

=정치게임에서 희생양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죠.

=제가 사건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꼭 밝혀지지 않을까요? 사필귀정이니까 밝혀질 것이다. 검찰에 진술한 것도 있고, 증거자료도 많이 제출했고…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청와대에서) 갖고 나온 게 없다. 진술과 정황증거들이다.

=한 가지만 말하면, 모든 언론보도가 내가 전화한 걸로 돼 있잖아요. 내가 전화한 거 아닙니다.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받은 겁니다. 그런 증거 같은 것을 같이 냈다.

=그렇다. 하여튼 그것은 내가 전화를 한 게 아니라 받은 것이다.

=그건 제가 지금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 전화가 왔다는 근거는 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상황판단의 얘기다. 나중에 자세히 말하겠다.

=지금 이게 진실게임 성격이 있다. 진실게임은 가려지기 힘들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충분히 상황을 설명드릴 수 있는 게 있다.

=내가 더 이상 얘기를 하면 안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