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기의 진화, 이제 영어공부 안 해도 될까

구글 번역기가 믿기 어려울 만큼 장족의 발전을 했다. 한글 이메일도 한번 영문으로 번역해봤다. 된다. 외국업체가 보내온 영문 이메일도 한글로 돌려봤다. 거의 이해된다. 정말 예전엔 30-40%라면 이젠 80-90%까지 온 것 같다. 놀랍다. 그리고 고맙다, 구글. 미국, 실리콘 밸리의 저력에 또 한 번 놀란다. 그러면 여기서 이제 영어공부는 안 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아니면 번역가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2016-11-17     양동신
ⓒgoogle

10 년 후 Google 번역은 소수 언어를 지원하는 것에서 103 가지 언어로 바뀌었습니다. 언어 장벽을 뛰어넘고 사람들이 사랑을 찾도록 도왔습니다. 처음에는 통계 모델을 사용하여 텍스트를 번역하는 대규모 통계 컴퓨터 번역을 개척했습니다. 오늘은 Google 번역을 더욱 개선하기위한 다음 단계 인 신경 컴퓨터 번역을 소개합니다.

오늘 우리는 신경 기계 번역을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및 터키어로 총 8 개 언어로 번역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 분의 1에 해당하는 모국어로, 모든 Google 번역 검색어의 35 % 이상을 차지합니다.

또한 오늘 공개될 예정인 Google Cloud Platform 인 Google Cloud Platform은 누구나 당사의 기계 학습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Machine Learning API를 제공합니다. 현재 Google Cloud Platform은 Google Cloud Translation API를 통해 모든 비즈니스에서 신경망 번역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여기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Found in translation: More accurate, fluent sentences in Google Translate' 원문 링크)

그러면 여기서 이제 영어공부는 안 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아니면 번역가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내 생각은 그건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If a Party is or will be prevented from performing any of its obligations under the Contract by Force Majeure, then it shall give notice to the other Party of the event or circumstances constituting the Force Majeure and shall specify the obligations, the performance of which is or will be prevented. The notice shall be given within 14 days after the Party became aware, (or should have become aware), of the relevant event or circumstance constituting Force Majeure.

만약 한쪽 당사자가 현재 혹은 미래에 불가항력에 의해 계약에 의거한 의무들을 이행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그것은 다른 당사자에게 불가항력을 구성하는 사건이나 상황을 통지해야 하며, 현재 혹은 미래에 예방할 수 있는 의무들을 명시해야 한다. 이 통지는 계약 당사자가 불가항력을 구성하는 사건이나 상황을 인지한 이후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보통의 계약서 문구 말고, 전공의 영역으로 가면 더욱더 번역은 어려워진다. 사실 전공영어의 경우에는 네이버 사전을 찾아도, Oxford dictionary를 찾아도 안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럴 경우엔 그냥 영어로 검색을 하고 영어로 이해를 해야 한다. 영어 Wiki와 친해지는 순간, 세상은 대략 100배 정도로 넓어진다. 그것을 다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랬으면 한국에 외래어가 왜 있겠는가. 결국 번역이 불가능한 단어들은 그냥 외래어로 남게 되어 있다. 적확한 언어의 사용을 위해서는 결국 그 외래어의 뜻을 이해해야 하는데, 범용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라면 도로 다시 영어의 세계로 가야 한다.

학업이나 업무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검색엔진의 탄생으로 현재 구글링만 해봐도 세계 각지의 방대한 전문자료를 찾을 수 있지만, 이것도 사실 더 전문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고, 어떤 자료가 더 유의미할지는 그 자료의 배경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구글에서 검색된 1-100,000 페이지 자료를 모두 구글 검색기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울러 번역이 완벽하게 될지라도, "어떤 부분을 번역해야지?"라는 기초적인 의사결정에서부터 영어능통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는 꽤 많이 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물론 대단하고, 그 발전된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기존 직업이나 능력이 일순간에 사라진다. 그건 아닐 수가 있다. 오히려 당분간은 그 구글 번역기가 번역한 게 제대로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구분할 수 있는 '영어'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본다.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