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은 중요한가

수능 때면 종종 보곤 하는 글이 '학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는 글이다. 그런데 보통 보면 그런 말 하시는 분들의 학벌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가져본 자로서 어드벤티지를 못 누렸다는 얘긴데 원래 어드벤티지는 누리는 사람은 막상 그게 애초부터 주어진 것이라 그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래 어드벤티지란 그렇다.

2016-11-17     김영준
ⓒ연합뉴스

28살 때를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주변에서 수능 보는 사람도 없고 실제 지인들도 이제 겨우 아이를 가지거나 키우는 마당이라 수능과 거리가 멀다 보니 몰랐다. 거리가 멀어지면 관심사에서도 잊혀지는 법이다.

학벌은 중요하다.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가 나라는 개인을 정의하진 않으나 어울릴 수 있는 인맥풀과 그룹의 범위를 정의해준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어드벤티지다.

반면 학벌이 좋지 못할 경우엔 스토리화가 쉽지 않다. 지방의 이름도 없는 대학 출신이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예상을 뚫고 엘리트 코스를 착착 밟아 나가거나 사회적으로 꽤나 성공을 거둔 경우에 한한다. 그래서 결과물을 내야만 이슈가 된다.

학벌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각자의 학벌로 할 수 있는 시도가 있을 것이며 삶이 있을 것이다. 최상위 명문대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학벌로 얻는 어드벤티지 또한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나가면 된다. 19년의 누적 결과가 그렇다면 다음 19년은 더 많은 것을 누적 시켜서 다른 결과를 얻으면 된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한데 확률을 거스르는 게, 그리고 평균에서 이탈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비용은 치러야 한다. 학벌이 좋지 않은 사람의 노력은 그쪽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