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에 최루액 물대포, 우린 국민 아닌 것 같다"(영상)

2015-05-03     김병철

“정부가 어제와 오늘처럼 거대한 공권력을 행사하며 무기력감을 주곤한다. 그러나 이 정부가 모르는 게 있다. 이런 식으로 억압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진실을 향한 의문이 싹트고 더 연대하며 손을 맞잡게 된다는 사실을.”

이들은 “정부 시행령안을 폐기하라는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 차벽, 물대포, 캡사이신 최루액 등으로 상징되는 대단히 높은 불통의 벽에 가로막혔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진실을 인양하고 쓰레기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최성호군 아버지 최경덕씨는 “차벽 넘어 경찰 있고 그 넘어 방패차가 또 있었다. 지난 1년간 느껴온 절망을 또 절감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답을 들으러 또 행진할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에 가서 물어보고 싶다. 언제든 찾아오라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했다.

1일 밤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캡사이신 최루액을 시위대 얼굴 등에 직사한 경찰의 ‘도를 넘은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고 이경주양 어머니 유병화씨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경찰이 유가족들을 죄인 취급하며 물대포를 쏘고 짓누르는 것을 보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경찰이 캡사이신을 섞어 물대포 발사했는데 농도가 얼마나 짙었는지 안국역 사거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고통스러워했다. 민변은 그 원액을 수거해서 분석중이다. 남용의 정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명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진상조사를 무력화하는 정부 시행령안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죽어서 자식들을 볼 면목이 없다. 정부 시행령안 폐기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1박2일 동안의 범국민 철야행동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위대 42명이 혜화서, 노원서, 성동서, 강동서, 송파서, 은평서, 동작서, 서초서 등으로 연행됐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긴급논평을 내어 “과도한 경찰력 사용은 끔찍한 수준이었다. 공공의 안전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은 대체로 평화로웠던 시위대를 상대로 최루액까지 섞은 것으로 보이는 물대포를 써가면서 해산시켜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한국 경찰이 부당한 경찰력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