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순실 대책회의'가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설전으로 난장판이 됐다

2016-11-02     허완

"그렇게 말씀을 하셔가지고 오해를 사게 하고... 내가 무슨 뭐 도둑질이나 해먹은 것처럼 누구하고 연관된 것처럼 그런 식으로 오해를 할 수 있게끔 과거에 뭐가 있는데 마치 안 한 것처럼 그렇게 얘기를 하시면.. 그런 말은 공식 석상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특히 이례적으로 회의를 모두 언론에 공개한 이정현 대표와 지난 8·9 전당대회 당시 당권 경쟁자였던 비주류 정병국 의원은 감정 섞인 언쟁까지 벌이면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정 의원은 "안타깝지만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길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 대표가 그동안 어떻게 말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게 여론이고 사태를 수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언론도 다 있으니 구체적으로 이정현이가 뭘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얘기하라"고 거듭 다그쳤고, 정 의원이 "대표이기 때문에 제가 자제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자 "자제하지 말고 제가 원하니까 말하라. 아니면 그 말을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이 "여기 싸우자고 모인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표는 "국민, 국민, 하시는데 국민에게 얘기하라. 내가 어떤 도적질을 했다는 것이냐"며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일부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내놨다.

이 대표는 "잠 오는 약을 먹어도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힘들고 어렵고 겁난다"면서 "제가 자리에 연연해 한다고 보느냐, 우선은 위기를 수습하고, 수습 후에도 이런 주문을 한다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 중에 청와대가 국무총리 내정자 등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청와대와 이 대표 사이에 모종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정 의원은 "대통령께 진언하려고 모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여기서 백날 떠들어봐야 의미 없는 것 아니냐. 회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