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PC에서 발견된 소름 돋는 파일들

최씨의 PC에는 생소한 '오방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단어인데, 오방낭은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 등을 넣었던 주머니를 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복주머니'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 희망복주머니의 다른 말이 '오방낭'입니다. 최씨의 PC에 오방낭이라는 파일이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최순실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2016-10-25     임병도

JTBC가 입수한 최순실PC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 열람 날짜와 실제 연설 날짜 ⓒJTBC캡처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44개의 대통령 연설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기도 전에 받아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이 돋보였다고 평가받는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마저도 박 대통령 연설이 있기 하루 전인 3월 27일 받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순실 PC에서 발견된 소름 돋는 파일들'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던 PC에서는 각종 문서 등 200여 개의 파일이 있습니다. 이 파일들 속에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정치 활동을 기획하고 움직였다는 의혹을 낳는 증거들도 있습니다.

① 파일명:130728휴가 '2013년 저도 여름 휴가 사진'

당시 언론조차도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을 보고 휴가 사진을 보도했는데, 최씨의 PC에는 '130728(2013년 7월 28일) 휴가'라는 파일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파일도 있다는 점을 본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의 소셜미디어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② 파일명:오방낭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행사'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복주머니'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 희망복주머니의 다른 말이 '오방낭'입니다. 최씨의 PC에 오방낭이라는 파일이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최순실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③ 파일명: 나만의우표_사진교체 '박근혜 취임 기념 나만의 우표'

최씨의 PC에는 '나만의 우표_사진교체','우표시안','우표제안(1)','우표제안(4)'라는 파일들이 있었습니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에 사용되는 사진까지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시안'과 '제안'이 각기 따로 적힌 파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④ 파일명:옷1_1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후 2년 동안 새옷만 124벌'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한복까지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씨의 PC에는 '옷1_1','옷1'이라는 파일이 있습니다. '박근혜 가방'을 만든 고영태씨가 최순실 측근이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차림을 모두 정해줬다'는 의혹이 허무맹랑한 소설은 아닌 듯 보입니다.

'십상시, 환관은 최소한 공무원이었다'

조선일보의 10월 25일 사설 ⓒ조선일보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은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는 보도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겠느냐, 기사 처음 봤을 때 실소를 금치못했다.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밖으로 회자되는지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십상시', '환관'들은 최소한 공무원이었습니다. 2016년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청와대 내부인사가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각종 청와대 문건을 줬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