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편법으로 얻은 무능 부럽지 않다" 이대생 편지 화제

2016-10-20     박수진

20일 이화여대 서울 신촌캠퍼스 컴플렉스에 붙어 있는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보면, “나, 어제도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다”며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하며 이렇게 다들 열심히 해서 이곳에 입학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는 채플(수업)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알고 있냐”고 물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나는 비록 너보다 학점이 낮을 수도 있겠지만, 너보다 훨씬 당당하며 내 벗들과 함께 (이 사태에) 맞설 수 있어서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자보 전문

나, 어제도 밤샜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노트북으로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때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거라니. 안타깝다.

2016년 10월, 익명의 화연이가.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한 이화를 꿈꾼다. 이화인은 본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