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남자는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한 '닮은꼴 인생'을 살고 있다

2016-10-21     김현유
ⓒ한겨레

“믿기 어려웠어요. 처음엔 머리카락이 일어서는 기분이더라고요.”

두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쉴 때도 담배를 피우러 함께 나가는 단짝이다. 동갑에다 직업이 같고 경험도 비슷해서 마음이 통하는 사이다.

이후 두 사람은 입대일·임용일·결혼일·승진일 등 똑같은 닮은꼴 인생을 살아왔다. 결혼식 뒤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신혼여행을 갔고, 한때 순천의 같은 아파트에 살기도 했다.

박 경위는 이 경위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중 생년월일과 비밀번호를 말하는 걸 듣게 됐다. 순간적으로 신상정보를 털린 것으로 착각했다. 자신도 군번을 변형해 비밀번호로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경위는 “식성도 기호도 비슷하다. 키가 약간 차이 나지만 성격도 비슷하다. 보통 인연이 아닌 만큼 동료로서 친구로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위는 “한날한시에 죽을 수도 있으니 아프지 말고 몸 관리를 잘하라는 농담까지 한다. 어차피 지내야 하는 결혼·생일 두 기념일은 가족이 모여 같이 보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