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환불을 안 하는 진짜 이유

2016-10-20     박수진
An employee checks an exchanged Samsung Electronics' Galaxy Note 7 at company's headquarters in Seoul, South Korea, October 13, 2016. REUTERS/Kim Hong-Ji ⓒKim Hong-Ji / Reuters

“갤노트5나 S7으로 교체하면 10만원 준다고요? 어림없죠. 일단 12월 말까지 그냥 쓰렵니다.”

“개통점이 타지역인데, 교환 신청은 개통점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지난 13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이 지지부진하다. 17일 현재 교환·환불이 완료된 제품은 50만여대의 10% 수준인 5만여대에 불과하다. “빨리 바꾸면 손해”라며 삼성 쪽의 서비스 추이 등을 지켜보겠다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교환을 하고 싶어도 교환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탓이다.

김씨의 사례처럼 갤노트7을 살 때 위약금을 내고 기존 스마트폰을 처분한 소비자들도 쉽사리 교환·환불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다른 기종을 쓰려고 위약금을 냈던 게 아니다. 노트7을 사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교환·환불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노트7을 할인받아 구매한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돌려받을 길도 없다.

교환·환불이 지연되면서 발화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제품 교환 기한인 12월31일이 지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이 어려워질 수 있어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인터넷 카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내년에 출시되는 S8 모델 등으로의 교환도 고려해야 한다”는 등 삼성전자가 더 적극적으로 교환·환불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 피해자집단소송 카페’ 등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 위해 피해 사례를 수집 중이다. 이 카페 회원 수는 1400명을 넘어섰다. 가을햇살법률사무소는 해당 카페에서 1차 소송인단을 모집해 1인당 3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