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염경엽 감독, 이렇게 이별해야 했나

2016-10-18     강병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로 패한 뒤 패장 인터뷰에서 "4년간 우승하지 못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넥센은 염 감독이 부임한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 됐으나 하루 아침에 갑자기 감독을 잃었다.

염 감독의 사퇴 발언에 넥센 구단은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사실 염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구단과 냉랭한 분위기를 빚고 시즌 후반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양측의 이별은 비공식적으로 예고된 듯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감독의 '결심'을 알아챈 듯한 분위기였다. 한 관계자는 "감독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눈치를 채는 것은 선수들"이라고 귀띔했다.

상대팀인 LG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 경기 후 공식 인터뷰는 패장, 승장, 경기 MVP 순으로 진행되는데 패장 인터뷰에서부터 큰 '폭탄'이 터지면서 LG는 준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이 됐음에도 화제에서 밀렸다. 특히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염 감독 사퇴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고 LG 선수들, 구단 관계자들도 의도치 않게 염 감독을 사퇴로 몰아넣은 분위기가 됐다.

넥센 구단 내부에서는 염 감독의 사퇴 발언 시점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염 감독의 사퇴 발언이 나온 뒤 "아직 구단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18일 어떤 공식 발표가 나올지 주목된다. 염 감독은 규약 상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어 넥센 측의 계약 해지 없이는 타팀에 갈 수 없다. 넥센과 염 감독의 당혹스러운 이별은 어떻게 정리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