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어제 "장관들 밥먹을 시간 달라"며 국회에서 진풍경을 연출했다(영상)

2016-09-24     원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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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무위원들이 저녁도 못 먹었다. 국무위원들은 저녁식사할 권리도 없느냐”고 따졌다. 이날 오전과 오후 내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대응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집단 성토한 새누리당은,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자 결국 ‘저녁식사 필리버스터’라는 초유의 시간끌기에 들어간 것이다.

의회독재가 벌어지고 있어요. 이런 적이 없었어!”라고 소리쳤다. 정 원내대표는 “30분만이라도 밥 먹게 하세요. 오랫 동안 확립된 국회 전통에 따라서, 왜 우리가 식사를 못하고 있습니까? 정회하세요”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제가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입니다. 식사권을 보장해줘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4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차수변경을 하며 교육, 사회, 문화분야 대정부질문를 강제 종료 시키자 강력항의하고 있다.

지팡이를 짚고 정 원내대표 옆에 선 심재철 부의장도 정 의장을 향해 “한번은 (사회) 기회를 주셔야죠”라고 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지원사격을 했다. 정 의장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상의하라”고 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끝내 단상 점검를 풀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자정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날짜 변경으로 인한 본회의 차수 변경을 선포하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 의사국장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는 차수변경을 통해 본회의를 다시 개회해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안 건의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인도적 차원에서 30분 정회하고 식사했으니 인도적 차원에서 (수해를 당한) 북에 쌀을 지원하자”고 꼬집었다.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는 “밥을 못 먹으면 의회독재인가? 여소야대는 불가항력인데 저런 식으로 막는 것은 무슨 꼴이냐”고 했다.

국회법상 질문자인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은 15분으로 정해져 있지만 국무위원 답변시간에는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전날까지 의원별로 30분 안팎에서 끝났던 대정부질문 시간은 한없이 늘어졌고,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질문은 짧게 하고 황 총리의 긴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55분을 끌기도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긴 답변이 반복되자 질의자로 나선 야당 의원들로부터 “그렇게 길게 설명하면 힘들지 않느냐”는 힐난을 듣기도 했다.

밤 10시30분께 대정부질문에 나선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은 황 총리를 상대로 ‘현안’이 아닌 이미 2014년 12월 해산한 통합진보당 사건을 다시 질의했고, 법무부 장관으로 통진당 해산을 주도했던 황 총리는 자신의 ‘전공 분야’가 나오자 10분 넘게 답변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