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난 후 우울증을 앓는 건 펠프스만이 아니다

2016-09-11     박세회

11일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이 같은 후유증은 스타 선수들과 덜 알려진 선수들 모두에게서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후 침체기를 겪었고, 이는 이후 음주 운전과 알코올 중독 치료로 이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펠프스의 동료 수영선수인 앨리슨 슈밋도 런던 올림픽 후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그는 이후 선수들에게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을 권유하는 '전도사'가 됐다.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을 전력투구한다. 경쟁 과정에서 극도의 아드레날린을 분출하고 언론의 관심, 환희와 흥분을 경험하지만, 대회가 끝나면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이 멈춰버리게 된다.

지난달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한 펠프스 모습.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스포츠 심리학자인 캐런 코건은 "선수들은 너무나 열심히 임하고,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붓는데, 어떤 선수들의 경우 말 그대로 경기가 몇 초안에 끝이 난다"며 "그렇게 끝이 난 다음에는 이제 어떻게 하지?"하고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켈리 헐리.

그는 "학교에 다니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있다"며 "지난 4년간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친구를 잃었다"고 토로했다.

일부 선수들은 은퇴에 따른 문제에 시달리기도 한다.

많은 선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더는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 데 충격을 받으며, 메달리스트들의 경우 선수로서의 성공으로 더 큰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20위를 한 근대 5종 경기(사격·펜싱·수영·승마·크로스컨트리) 선수 마르고 이삭센은 "내가 쓸모없게 느껴진다"며 "내가 나 자신과 코치들을 실망하게 했다고 느껴져서 힘들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