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스펙과 적합한 스펙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펙이란 지원자의 학력, 출신학교, 토익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경험 등을 의미한다. 스펙에 의한 채용의 폐단은 지원자가 입사 후 수행할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학력이나 토익점수 등을 중심으로 채용결정을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러한 스펙에서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펙에 의해 지원자들을 변별할 수 있을지언정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실제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닐 수 있다.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란 이러한 스펙보다는 지원자가 진정으로 직무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펙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2015-04-27     유태용
ⓒ연합뉴스

이러한 스펙에서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펙에 의해 지원자들을 변별할 수 있을지언정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실제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닐 수 있다.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란 이러한 스펙보다는 지원자가 진정으로 직무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펙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스펙과는 달리 여기에서의 스펙은 직무에서의 성과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검증된 지식, 기술, 능력 등 지원자가 갖추고 있는 요건(역량)을 의미한다. 특정 직무에서의 성과와 관련이 검증되지 않은 학력이나 토익점수와 같은 쓸데없는 스펙(wrong spec)은 무시하고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 적합한 스펙(right spec)을 갖춘 지원자를 가려내야 한다.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성과에 기여하는 스펙(역량)을 찾아낸 후에 이러한 스펙을 측정할 수 있는 적합한 검사를 사용해야 한다. 기업에서 채용을 위해 사용하는 검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두 가지 속성은 신뢰도와 타당도이다. 신뢰도란 측정의 일관성이고, 타당도는 측정의 적절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IQ를 재기 위해 매우 정확한 전자저울을 사용하여 체중을 재서 이 값을 IQ로 간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학생들의 IQ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자저울은 항상 일관된 값을 산출하기 때문에 신뢰도는 매우 높다. 하지만 학생들의 IQ를 재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재는 것이므로 타당도는 매우 낮다.

요약하자면, 종업원을 채용할 때 첫째, 직무에서의 성과와 관련이 없는 쓸데없는 스펙(wrong spec)은 무시하고 직무분석을 통해 직무에서의 성공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혀진 적합한 스펙(right spec)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직무에 적합한 스펙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무분석이나 역량모델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합한 스펙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뢰도와 타당도를 모두 갖춘 검사를 사용해야 한다.

* 이 글은 한국심리학회 웹진 PSY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