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망명은 영국·미국 정보기관의 작품이었다

2016-08-22     김수빈
ⓒYouTube/연합뉴스

선데이 익스프레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 공사는 부인인 오혜선(50) 역시 평양복귀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자 망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영국 외무부는 2주 뒤 태 공사의 심경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 당국에 알렸고, 지금으로부터 6주 전에 워싱턴에서 복수의 기관들 소속의 고위 관계자들이 태 공사의 망명 계획을 짜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왔다.

결국 태 공사 부부와 26세 및 19세 두 아들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일찍, 영국과 미국의 외교 당국 및 정보기관 관계자 7명과 함께 옥스퍼드셔 브라이즈 노턴 공군기지에서 30명 정원인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출발했다.

군용기에 실린 짐에는 영국에 온 이래 테니스를 즐긴 태 공사의 테니스 라켓들도 있었고, 태 공사는 골프클럽도 실어달라고 얘기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 공사 가족 일행이 탄 영국 공군기는 타이푼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프랑스 및 룩셈부르크 접경과 멀지 않은 독일 서남부의 람슈타인(Ramstein)에 있는 미국의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태 공사 가족은 이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동행했던 요원들 일부와 한국으로 들어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해외정보국(MI6)가 태 공사 가족에게 안전가옥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고, 다른 영국 언론들도 영국 정보 및 외교 당국이 태 공사 가족의 한국행을 적극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시간 태 공사도 이전부터 쓰기 시작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보내는 감사편지에 사인했다. 태 공사는 이 편지를 메이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흥미롭게도 그가 망명을 구체화한 것은 부인이 비슷한 불안들을 공유하기 시작한 때"라면서 "그의 망명은 정보 당국의 대단한 성취"라고 덧붙였다.

태 공사 역시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부부 모두 빨치산 가문 출신으로 전해졌다.

한국에 간 태 공사는 한국 정보 당국으로부터 이중간첩인지를 조사받는 동안 몇 주일간 "편안한 감금" 생활을 할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영국의 전문가들은 탈북 억제를 책임지는 북한 정보 당국 고위층들이 격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의해 처형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