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소설가들이 사랑한 음료 3가지

2016-08-17     PyungSeok Koh

책 속에는 음료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대개는 작가가 그 음료를 사랑하거나 좋아하기 때문에 등장을 시킨다. 독서는 혼자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조용히 음료를 마시며 즐기기에 적합하다. 책 속에 나오는 여러 음료들 중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저녁 집에서 책을 펼치며, 그 옆에 음료를 놓아보자. 훨씬 더 독서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1. ‘고리오 영감’과 커피, 그리고 발자크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나는 여생 동안 이 사발로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게요. 나는 동정받을 처지도 아니오. 게다가 편히 먹고 지낼 만한 여유도 있소.” (책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저)

2. ‘오만과 편견’과 다과, 그리고 제인 오스틴

“그러나 다과를 나눌 시간이 되었을 때에는 그 정도 재미로 충분하다 싶었으므로, 베넷 씨는 선선히 손님을 다시 응접실로 인도했다. 그리고 다과가 끝나자 역시 선선히 그에게 숙녀들을 위해 책을 읽어달라고 청했다.”(책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저)

그래서일까? ‘오만과 편견’에는 주인공들이 다과를 즐기는 장면이 유난히도 많이 등장한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다과’다. 손님이 오면 응접실에 모시고, 식사를 하고, 식사를 한 후에 다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의 연속이다. 혹은 식사 없이 다과만을 즐기는 장면들도 여러 번 등장한다. 그 과정들이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럽다. 지금도 즐길 수 있는 ‘애프터눈 티’의 아름다운 식기들이 눈에 그려지는 것 같다.

3. ‘1Q84’와 와인, 그리고 하루키

“한참 전 바겐세일 때 사온 샤르도네가 안쪽에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라벨에는 야생 멧돼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코르크 마개를 열고 와인 잔에 따라 후카에리 앞에 놓아주었다. … 분명 커피보다는 와인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다. 와인은 약간 지나치다 싶게 차가웠고 단맛이 앞섰지만, 알코올은 덴고의 기분을 얼마간 가라앉혀주었다.” (책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저)

하루키가 로마에 체류하며 소설을 썼던 시절, 유일한 취미는 아내와 함께 토스카나 지역을 드라이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와인 산지로 유명한 토스카나를 여행하며 맛있는 와인을 잔뜩 사서 로마로 돌아와 그것들을 마시며 소설을 써 내려갔다. (책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저) 와인과 함께 쓴 글이니 당연히 그 글 속의 주인공들은 와인과 친숙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