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 말기 환자는 안락사 전 마지막 파티를 열었다

2016-08-13     강병진

특별한 드레스코드도 없고,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파티였지만 한 가지 규칙이 있었다. 절대 파티 주인공 앞에서 울면 안 된다는 것.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데이비스가 직접 준비한 '생애 마지막 파티'였다.

캘리포니아는 기대 생존 기간이 6개월 이하이고, 스스로 약물 복용을 결정할 능력이 있는 환자에 한해 합법적으로 의사로부터 약물을 처방받아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녀의 계획에 따라 지난달 23∼24일 이틀에 걸쳐 열린 파티에는 30명가량의 지인이 모여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데이비스가 자신의 옷 중에 친구들에게 어울릴 만한 옷을 나눠준 후 친구들이 유쾌한 패션쇼를 벌이기도 했다.

마지막을 지켜본 언니 켈리 데이비스는 "힘든 일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 눈물을 참기 위해 여러 차례 동생 앞을 떠나야 했다"며 "그렇지만 파티에 모인 사람들 모두 동생을 이해했고 동생의 결정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997년 오리건 주가 안락사를 처음 허용한 데 이어 워싱턴, 버몬트, 몬태나 등 5개 주에서 말기 환자에 대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