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가 훼손된 황당한 이유

2016-08-10     원성윤

고려시대에 제작돼 세계 최고(最古)라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 5점이 보물 지정을 위한 조사 중에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1점은 글자 하단부가 떨어져 나가는 심한 손상을 입었다.

글자가 훼손된 활자는 어른 손톱만 한 크기로, '갈 행'(行) 자가 새겨져 있다. 손상 부분은 글자 아래쪽에 삐쳐 올라가는 획 부위로, 전체 글자의 7% 안팎이다.

나머지 활자들은 측면이나 뒷면에 붙어 있던 녹 같은 부식물이 일부 벗겨졌다.

2010년 공개된 증도가자.

그는 "훼손 사실을 파악한 뒤 곧바로 유물 소장기관에 알렸다"면서 "이후에 2차 조사를 하려고 추가로 활자 85점을 인수할 때도 활자 3점에서 부식물이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 측은 소장기관의 동의를 얻어 활자의 훼손 부위를 활자의 제작 시기와 금속 성분의 산지를 알아내기 위한 파괴 분석에 이용했다.

훼손 사실이 확인된 이들 활자는 지난 2010년부터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증도가자'(證道歌字)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증도가자가 또다시 진위 논란에 휩싸이자 문화재 지정 신청이 들어온 금속활자에 대한 전수 조사를 결정했다.

) 활자 1점에 대한 정밀 지정조사를 맡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전문화, 세분화돼 있지 않은 인력과 부족한 경험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며 "문화재 유형별로 세부적이고 자세한 조사 매뉴얼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