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대모, 김혜수 인터뷰(사진, 영상)

2015-04-22     김병철
<차이나타운> 티저예고편

Posted by 차이나타운 on 2015년 2월 26일 목요일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뒷골목을 지배하고 있는 뱃살 두둑한 차이나타운의 대모,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끔찍한 범행을 시키는 엄마.

그러나 22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이 인물을 실제로 연기해 낼 수 있을지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도 고민이 컸다고 했다.

그렇게 촬영장에 발을 디디자 상황이 달라졌다.

"첫 촬영이 사진관 앞에서 일영(김고은)에게 엄마 제사에 따라오라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밤에 조명 하나에 의지해서 간단한 촬영을 하는데 사람들이 '김혜수가 영화 찍는다는데 어디에 있어?' 하더라고요. 바로 옆에 있는데. 나를 못 알아보는 게 정말 좋았어요."

선택을 하는 동시에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 배우로서는 만나기 어려운 역이 찾아왔고 뚝심 있는 감독을 만나 역량을 펼쳐보일 기회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차이나타운'에서의 엄마라는 인물로의 변신은 배우에게 흔히 쓰는 피상적인 의미로서의 '변신을 위한 변신'이 아니다.

"머리카락 잘랐다고, 사극에서 한복 입었다고, 파격 노출을 했다고 그게 변신인 건 아니거든요. 엄마가 비정한 차이나타운이란 공간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센 척하는 게 아니라 그게 유일한 생활이고 생존인 곳, 차이나타운에 가서 우연히 만난 여자한테 '아줌마, 여기 길이 어디에요?' 묻는데 그 아줌마가 돌아봤을 때 정말 앞에 있는 사람에게서 섬뜩한 느낌을 받듯이… 성별, 나이가 관계없는 그런 인물로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는 대중이 기대하는 만큼 늘 채우지 못한 채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겸손한 말을 진심을 담아 소탈하게 했다.

40대 미혼 여성으로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이에 김혜수는 "부담도, 환상도 없다"고 했다.

"결혼을 순진하게 꿈꿨던 건 대학 시절이었어요. 아이는 셋 정도 낳아야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결혼을 꿈꾸느냐고 사람들이 잘 묻지도 않더라고요. (웃음) 이제 부담도, 환상도 없어요. 결혼은 개인에게 특별한 선택이고 내가 정말 하고 싶으면 할 일. 그 정도로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