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년 만에 난수방송을 재개했다

2016-07-19     김수빈
A North Korean soldier looks through binoculars on the Yalu River in Sinuiju, opposite the Chinese border city of Dandong, May 1, 2016. Picture taken from China's side of the Yalu. REUTERS/Jacky Chen ⓒJacky Chen / Reuters

북한 평양방송은 지난 15일 정규 보도를 마친 00시 45분부터 12분 간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면서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잇달아 방송했다.

북한은 2000년까지 난수방송을 꾸준히 해왔으나 6·15 정상회담 이후 중단했다. 당시의 난수방송 녹음은 유튜브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난수방송은 본격적인 방송 시작 전에 노래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송은 하필이면 '여자친구'의 노래를 틀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난수표 방송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며 "첫째, 실제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것으로 간첩마다 고유번호가 있어서 실제 임무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 남한 정보당국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허위로 보내는 방식과 셋째, 남파간첩을 대상으로 실제 상황이 아닌 정기훈련으로 내보내는 방식이 있다"며 "북한이 난수 방송을 재개한 것은 대남공작 활동을 재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