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IS '킬 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이 위협적인 진짜 이유
채널 A는 지난 20일 IS가 운영하는 해커조직 '유나이티드 사이버 칼리파'(이하 'UCC')가 미국과 나토의 공군기지 77곳의 위치는 물론 21개국 민간인의 신상 정보를 담은 리스트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찾아보니 이 리스트는 지난 6월 8일 Vocativ라는 매체를 통해 최초 보도된 것으로 이 매체는 유나이티드 사이버 칼리파가 매시지 전송 앱인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뿌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외의 주요 일간지는 Vocativ의 보도를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동안 IS에서 뿌린 소위 '킬 리스트'가 꽤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간헐적으로 뿌리는 이 킬 리스트가 대부분 무작위로 개인 정보를 해킹한 리스트라고 설명한다.
총 8,318명의 신상정보가 담겨 있으며 그 중 미국이 7,848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인 312명, 호주인 69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되었으며 이스라엘, 이탈리아, 자메이카, 뉴질랜드, 스웨덴 등과 한국인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국정원은 어제(20일), 리스트가 나온 지 10여 일이 지난 시점에서 지목당한 한국인 김 모 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6월 20일)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정보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그 분이 테러 대상이 안 될 분인데 왜 그분이 됐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국정원은 이분이 영어를 번역해서 글을 많이 올리다보니 대상이된 거 아니냐. 무작위로 해킹을 하다보니 그 중 한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본다고 했다"고 밝혔다. -뉴스1(6월 20일)
채널 A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슬람 극단주의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6월 20일)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처럼 심각한 테러의 위협을 받은 김 씨는 국정원의 발표가 있던 19일까지 자신이 테러의 대상으로 지목된 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국정원의 발표가 끝나자 마자 노컷 뉴스는 당사자인 김 모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홍혁의 취재 PD의 대화를 보도한 것이다.
◇ 김현정> 바로 어제(19일) 국정원발 보도자료가 발표되고 공개된 한국인 당사자와 연락을 취해 보셨다고요?
◆ 홍혁의> 맞습니다. 여성인 김 모 씨였는데요. 어제 오후 2시경에 국정원에 발표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 직후 연락을 취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김 모 씨는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전혀 모르고 있어요?
◆ 홍혁의>'무슨 말씀이시냐. 현재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을 오히려 저희에게 보였습니다.
◇ 김현정>아니, IS가 테러대상자 명단을 공개한 거는 10일 전이고 그걸 국정원이 어제 보도자료를 배포한 거잖아요. 그러면서 기사화가 크게 된 건데 당사자는 전혀 모르고 있어요?
◆ 홍혁의> 뭔가 석연치 않은 대목인데요. 그동안 정보기관으로부터 전혀 연락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저희에게 확인해 줬습니다. -노컷뉴스(6월 20일)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씨의 신상정보 공개 이틀 전인 지난 17일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으며 경찰청은 이후 김씨가 이사간 사실을 파악해 19일 당사자와 연락해 신변보호 조처를 취했다고 한다.
텔레그램으로 배포된 한 리스트가 국내 언론에 보도되고 국정원이 수사에 착수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말 심각한 위협이 하나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한겨레는 이번 사건을 두고 "테러방지법 시행 뒤 드러난 ‘테러 정보 부풀리기’ 첫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고 보도했다.
아래는 채널 A의 관련 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