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쥐에서 메르스·사스 유사 바이러스 첫 검출되다

2016-06-20     김도훈

전세계 2천종이 넘는 박쥐는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원으로, 자신은 발병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를 보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본래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2∼2003년 중국 등지에서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박쥐가 바이러스의 감염원이라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이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Transboundary and Emerging Diseases 온라인판(5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바이러스는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와 각각 89%, 77%의 유사성을 갖는 것으로확인됐다. 또 계통분류학적 분석 결과 전세계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사스, 메르스와 같은 그룹의 바이러스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사람 또는 가축으로 종간 전파가 가능한가하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니파바이러스와 광견병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검출된 사례는 없다. 연구팀은 동물의 모든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는 게 아니고,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야외 환경에서 쉽게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박쥐의 분변 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유전적으로 유사한 만큼 해당 그룹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