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앓던 여대생이 '칼, 강도'를 외치고 쓰러진 전말

2016-06-09     박세회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치상 혐의로 여모(30·무직)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김양은 여씨를 뿌리치고 바로 달아나 현장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집으로 있는 힘껏 달려 피신한 뒤 쓰러졌다.

이에 화들짝 놀란 아버지는 집 밖으로 강도를 잡겠다며 나갔고, 어머니는 112에 신고했다. 강도를 당할 뻔한 지 불과 10분 뒤인 6일 오전 0시 2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던 김양에게 뇌졸중이 찾아온 것.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점차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국내에 2천명의 환자가 있다.

여씨는 범행 현장에 방범용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흐릿하게나마 범행 장면이 확인돼 경찰에 붙잡혔다.

여씨 집에서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그러나 여씨는 카메라에 찍힌 모습이 자신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내용은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있다.

여씨는 자신이 위협한 여대생이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9일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와 가족에게 정말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뒤늦게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