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충전에 650km 달리는 도요타의 수소차를 타봤다

2016-06-09     박세회

지난 8일 일본 도쿄에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 '도요타 메가웹'을 찾아 시승 코스에서 미라이를 직접 몰아봤다.

처음 마주한 미라이는 전면부의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눈에 확 들어왔다. 수소와 결합시킬 산소를 최대한 많이 빨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그릴을 최대한 키우느라 디자인이 독특해졌다. 차체가 높아서 준중형급이지만 사이즈가 커 보인다.

다른 차들과 달리 앞좌석 아래에 공간이 전혀 없어 발을 뻗을 수 없는 점이 불편하지만, 무릎 공간은 다행히 넉넉한 편이다.

차를 몰아보니 시동을 걸 때 전혀 소리가 나지 않는 것는 비롯해 디젤, 가솔린차보다 정숙성이 뛰어났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비해서는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커서 귀에 좀 거슬렸다.

가속도 원활했고 운행 중 안정감이 돋보였다. 다만 시승이 1.3㎞ 길이의 트랙을 두어차례 도는 수준으로, 시속 80㎞ 이상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차량의 진면목을 충분히 경험하지는 못했다.

특히 운전대 옆에 'H20'라고 적힌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 뒤쪽 배기구에서 물줄기가 세게 흘러나온다. 주행 중에 물을 흘려버릴 수 있고, 멈춰서 한 번에 물을 배출할 수도 있다.

1㎞ 거리를 달리면 60cc, 컵으로 반잔 정도의 물이 생성되는데 아파트 단지나 공영주차장 등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면 보기가 안 좋은 점을 감안해 한곳에서 한번에 물을 배출하기 위한 버튼을 만들어놨다고 한다. 일본 차 다운 발상이다.

무엇보다 미라이는 단 3분 충전으로 최대 650㎞(인증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실제 도로에선 700㎞ 주행이 가능하다. 한 번 충전으로 고작 100∼200㎞밖에 달릴 수 없어 늘 충전 압박에 시달리는 전기차보다 훨씬 나은 점이다.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게 도요타의 설명이다.

수소차의 충전은 생각보다 매우 간편했다.

그러나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스테이션 설립 등 인프라 구축이 향후 미라이 보급의 성공을 좌우할 열쇠다.

현재 미라이는 일본에서 친환경 감세 혜택과 보조금을 적용받아 약 397만엔에 판매되고 있으나 수소연료 충전 시설 등 인프라가 미비한 한국에는 아직 출시 계획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