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수' 끝에 당선된 전재수 의원

"나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 정치권에서 청년들에게 창업하라고 하는 모습에 아주 화가 난다. 창업, 진짜 장난이 아니다. 잘못하면 한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트릴 수도 있다. 도전정신을 갖고 창업하라, 도전하라고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어야지 왜 창업을 하라고 하나."

2016-06-09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합뉴스

'함께 성장하는 정치' 꿈꾸는 전재수

5월 30일 20대 국회가 열렸다. '4수' 끝에 당선된 전재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최고령 청년(만45세)'이다. 10년 4수생 삶을 살며 화장품부터 태극기 판매에 이르기까지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은 다 해봤지만 '결국 내 몸에는 사업가의 피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는 교훈만 얻었다는 그를 개원 나흘 전 서울 서교동의 작은 녹음실에서 만났다. "오늘날 나만큼 힘들지 않은 청년은 없다. 청년 정책과 담론은 넘치지만 실천을 위한 관심과 애정이 부족한 게 문제"라는 전재수 의원의 청년 이야기, 정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소개 부탁드린다.

- 앞으로 나흘 뒤면 국회의원이다. 기분이 어떤가?

- 그래도 오래 꿈꿔온 국회라는 직장에 들어갔다. 신입사원같은 마음이 있을 것 같다.

- 가족들은 그래도 '고생 끝 행복시작'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 2006년에 첫 출마를 했다. 참여정부 인기가 바닥을 치던 시기여서 선배들도 출마를 주저했던 때라고 들었다. 그런데 당시 막내였던 전재수가 출마를 결심했다.

- 왜 출마를 결정했나?

-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처참하게 패배했다. 특히 선거 직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이 기억난다. '대전은요?' 발언으로 선거를 평정했던... 그런데 이와 별개로 전재수 의원은 당시 꽤 많은 득표를 했다.

- 첫 선거에서 꽤 선전했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만 더'라는 심정으로 선거에 계속 도전한 것 아닌가?

나는 매번 선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선거 마칠 때 '손톱만큼이라도 여한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다 쏟아 부었다. 떨어지더라도 미련이나 정치적으로 동원 가능한 자원이 하나도 안 남아 있어야 언제든지 홀연히, 흔쾌히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 않다.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것 같다.

선거에 떨어지고 사업을 할 때 순간순간 희열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내 가슴을 울리지 못했다. 그런데 선거 때가 다가오면 가슴이 울렁울렁하더라. 이웃들 삶 속에 들어가 있는 게 가장 편하더라. 내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일은 결국 정치구나 싶었다.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두 번 떨어지고 세 번 떨어져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 사업도 여러 번 망행다고?

- 아이템이 문제였던 것 아닐까?

- 요즘 청년들은 단군 이래 최초로 부모세대보다 못 살게 된 세대라고 말한다.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들이 정말 심각하다.

우리 당만 하더라도 이번 당선자 워크샵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가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참 많은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우는데, 정작 선거 때 우리에게 표를 주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고민의 10분의 1도 하지 않았다. 우리당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그렇다. 다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철 장사만 하고 마는 것이다. 진정한 애정을 갖고 이 사람들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예산도 배정하고 중기, 단기 대책을 디테일하게 배치하는 노력이 정치권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부족한 것이다.

-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이러한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 필요하다.

-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정치권 노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당에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그리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더민주 당선자 123명 중 30대 당선자는 단 1명에 그쳤다.

- 의원실 구성은 어떻게 했나?

- 그래도 국회 일이라는 것이 전문성을 요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 혹시 의원실에 청년이라 부를만한 사람도 있나?

내가 늘 이야기하는 것인데, 노무현 캠프에서 자신들은 국수 먹으면서 후배들 밥값 걱정해주던 선배들이 있었다. 막내로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나 또한 흉내내기 위해서,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한다.

- '좌(안)희정 우(이)광재'라 불리던 선배들과 함께 하지 않았나. 이들에게 배운 게 있다면?

이 두 사람을 반반 섞어 놓으면 노무현 대통령을 잇는 불세출의 걸출한 영웅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두 분의 정치행보에 상당히 지장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하겠다(웃음).

- 정치인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나?

-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한 마디?

* 이 글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