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구의역에서 쫓기듯 수리를 해야 한 이유

2016-06-06     원성윤
ⓒ연합뉴스

6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도중 열차에 치여 숨지기 불과 몇 분 전에 회사 동료로부터 자신이 을지로4가역 스크린도어 정비까지 맡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어 동료로부터 "을지로4가역도 고장 신고가 들어왔으니 네가 가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고, 5-3 승강장 안쪽으로 들어가 재빨리 정비를 마쳤다.

만약 변을 당하지 않았다면 김씨는 9-4 스크린도어 정비를 마치고 20여분 뒤인 오후 6시20분까지 을지로4가역에 도착해야 했다.

구의역에서 을지로4가역까지는 9개 구간으로, 지하철로 18∼20분 정도 걸린다. 김씨는 '서두르지 않으면 규정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경황없이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고장 접수 1시간 안에 해당 역에 도착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사내 규정도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역무원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구의역에 온 줄 몰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 사고의 1차 책임이 이들 역무원에게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