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변호사, 정운호 돈으로 '각계 로비'했을까?

2016-05-30     곽상아 기자
ⓒ연합뉴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 불씨가 정·관계, 검찰로까지 옮겨붙는 양상이다.

홍만표(57)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금품수수 명목에 정 대표의 '구명 로비'와 '사업 관련 로비'가 포함되면서다.

정 대표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 준 인물로 알려진 브로커 이민희(56)씨가 검거된 이후에는 홍 변호사의 '몰래 변론'과 탈세 의혹 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관련 수사를 진행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00억원대의 부당한 수임료를 챙긴 혐의 등으로 최 변호사를 우선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3억원을 수임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다.

2011년 9월 이후 최근까지 소득 미신고나 축소 신고 등의 방법으로 수임료 소득 수십억원을 신고에서 누락하고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도 포함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탁 대상자'로 거론된 유력 인사들의 조사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검찰은 정 대표의 진술 등을 통해 대상자의 윤곽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홍 변호사가 3억원을 챙기면서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부탁해 수사와 재판을 유리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서울시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역내 매장 운영 계약이 체결되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내용도 진술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거론된 당사자들이 '고위 관계자'들이라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의혹의 실체를 확인해 볼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홍 변호사가 언론에 제기되는 각종 로비 의혹을 부인하는 만큼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명목은 사실상 관련자 진술로만 확인된다. 더구나 이런 청탁성 거래는 현금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따라서 홍 변호사의 혐의에 나온 금품의 행방을 둘러싼 의혹을 뒷받침할 물적 증거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소재 아파트형 공장에 들어선 부동산 임대·관리 업체 A사 지점 사무실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이 업체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형사사건 부당 수임과 탈세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로부터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사건 관련자의 진술, 문제가 된 사업 전반에 대한 조사가 계속돼 추가 단서나 정황이 확보되면 수사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