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벌써 녹조, 4대강 수문을 열어라

지난 17일 낙동강에서 녹조 발생이 확인되었다. 4대강사업으로 대형 보가 강물을 가로막은 2012년 이후 낙동강에는 여름마다 녹조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올해는 아예 6월도 되기 전에 녹조가 피기 시작한 것이다. 강물의 체류시간, 즉 유속을 지목할 수밖에 없다. 4대강사업 후 자그마치 8개의 대형보에 가로막힌 낙동강은 강이 아닌 저수지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물이 고여 썩은 것이다. 가장 급박한 문제는 이렇게 병든 낙동강이 13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이라는 사실이다.

2016-05-28     지영선

지난 17일 낙동강에서 녹조 발생이 확인되었다. 낙동강을 정기모니터링하고 있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 날 달성보 하류인 도동나루터에서부터 고령의 우곡교 상류 사이에 녹조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4대강사업으로 대형 보가 강물을 가로막은 2012년 이후 낙동강에는 여름마다 녹조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올해는 아예 6월도 되기 전에 녹조가 피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7일 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서 확인된 녹조.

낙동강, 18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

지난해 환경운동연합이 박호동(일본 신슈대학), 다카하시 토루(구마모토 환경보건대학)교수와 함께 낙동강 도동나루터 근처에서 채취한 낙동강물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434ppb였다.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이 조류를 99% 걸러낸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나머지 1%, 4.44ppb는 먹는물 기준인 1ppb의 4배가 넘는다.

불길한 징조는 녹조만이 아니다. 올 연초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해 떠오른 것이 발견됐다. 4대강사업 후, 물고기 떼죽음은 심심찮게 발생했지만, 그 대부분이 여름이었지, 한 겨울에 물고기가 떼죽음한 것은 이례적이다. 죽은 물고기의 배속에는 기생충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비단 낙동강만의 문제도 아니다. 2014년 여름에는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할 것 없이 보기에도 징그러운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민건강 위협하는 4대강의 보

이 나라의 강들이 얼마나 더 망가져야, 얼마나 더 썩어야, 제 정신이 들까? 강의 생태계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직접 위협하기에 이른 4대강사업을 언제까지 끌어안고 갈 것인가? 올 여름,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우선 수문을 열어야 한다! 강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

* 이 글은 <내일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